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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미국주식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여기에 비하면”…1억명 불개미 자랑하는 인도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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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6회 세계지식포럼 9일 개막
    아시시쿠마르 차우한 인도국립증권거래소 CEO

    시총기준 세계 4위 인도 증시
    20년간 주가 年12.6%씩 올라
    IPO 등 자금조달도 세계 1위

    젊은 인구구조·튼튼한 내수로
    세계 최고수준 경제성장 중
    지금이 저가매수 절호의 기회


    매일경제

    아시시쿠마르 차우한 인도 증권거래소 CEO는 9일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투자처로서의 인도의 매력을 주제로 발표한다. [사진 = 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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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 투자하세요. 지난 20년간 인도 증시의 연평균 상승률은 미국 S&P500지수의 1.5배가 넘습니다.”

    9일 개막하는 제26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하는 아시시쿠마르 차우한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 최고경영자(CEO)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증시가 지난 20년간 연평균 12.6% 오른 반면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연평균 8% 상승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선진국·신흥국 증시는 물론 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게 차우한 CEO 얘기다. 그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니프티50이다. 니프티50은 NSE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큰 상위 50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차우한 CEO가 첫손에 꼽은 인도 증시의 강점은 다른 개발도상국 대비 성숙한 자본시장이다. 그는 “1인당 연간 소득이 3000달러 수준인 국가 중 인도만큼의 규모와 깊이를 가진 자본시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시총 기준으로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주식시장을 자랑한다.

    인도 현지 투자자 수는 1억1800만명에 달한다.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 등이 중복 계좌를 제거하고 집계한 실질 투자자 수다. 차우한 CEO는 “인도 투자자는 최근 5년간 4배 늘었다”며 “현재 인도 증시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18.5%로 외국인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는 전통적으로 부동산과 금을 투자 수단으로 선호해왔지만 지난 10년간 금융자산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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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시쿠마르 차우한 인도 NSE CEO. [사진 = 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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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증시는 관세전쟁 등 글로벌 충격 속에서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차우한 CEO는 “인도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입 변동을 상쇄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기준 직전 1년간 인도 투자자들이 720억달러(약 100조원)를 쏟아부으며 외국인 자금 유출(146억달러·약 20조원)을 보완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인도 증시는 기업공개(IPO) 규모와 자금 유입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NSE에서만 IPO 268건을 통해 자금 195억달러(약 27조원)를 조달했다. 뉴욕증권거래소(159억달러), 상하이증권거래소(88억달러) 등을 앞지른 수치다. 인도에는 NSE보다 거래량은 적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증권거래소인 봄베이증권거래소(BSE)도 있다.

    차우한 CEO는 “내수 중심의 탄탄한 경제 구조가 증시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률과 소득 증가, 젊은 인구 구조 등이 소비재 산업에 튼튼한 수요 기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소비재 산업 중에서도 차우한 CEO가 지목한 유망 분야는 자동차다.

    그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인도 증시에서 IPO를 통해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조달했고 인도를 주요 생산기지로 삼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지난 10년간 인도 중산층의 자동차 보유율이 2.5배 증가했다. 고가 차량 선호도가 뚜렷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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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시쿠마르 차우한 인도 NSE CEO. [사진 = 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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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한 CEO는 “지난해 현대차의 IPO는 인도 증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며 “자금 조달 측면에서 거대하고 성장 중인 인도의 혜택을 톡톡히 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양국 자본시장 간 협력을 늘리면 투자자는 물론 기업도 상호 호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년 150만명에 이르는 이공계 인재가 배출되는 것도 인도 경제의 강점이다.

    차우한 CEO는 “인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정부 인증 스타트업 수가 2016년 500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15만개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에는 시장가치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인 유니콘기업이 100개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의 관세 부과는 위험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인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8월에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25%의 추가 관세를 발표했다. 8월 27일부터 인도에서 생산한 미국 수출품에는 총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이는 현재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관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평가하기도 한다. 위기 국면에서 인도 정부가 경제 구조를 개선한다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됐을 때 큰 반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한국 개인투자자가 인도 증시에 직접 투자하기는 어렵다. 인도 정부가 외국인투자자 등록 제도를 까다롭게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인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도 기업의 미국예탁증서(ADR)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차우한 CEO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투자처로서의 인도의 매력을 주제로 발표한다. 한국과 인도의 대형 거래소 수장이 마주하는 만큼 양국 자본시장 발전 전략과 협력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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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지식포럼 9일(화) 주요 세션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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