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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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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구글 "위성 이미지 속 보안 시설 가리겠다"...한국 정부 요구 받아들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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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시설 가리고 좌표정보도 제거
    정부 안보 요구 수용 입장 밝혀
    데이터센터 국내 설치는 확답 피해


    한국일보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구글 지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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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이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안보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위성 이미지 속 보안 시설 가림 처리에 이어 국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좌표 정보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도 데이터 반출을 둘러싼 공방에서 공이 정부로 다시 넘어간 모습이다.

    구글은 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위성 이미지 속 보안 시설 가림 처리와 더불어 한국 영역의 좌표 정보 삭제 요구를 수용하겠다"며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도 국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더 나은 지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너 부사장은 "구글이 반출을 신청한 데이터는 국토지리정보원이 제작한 1:5,000 국가 기본도로 이미 민감한 정보가 제외된 상태"라며 그동안 제기된 '보안 시설 노출' 논란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다만 위성 이미지 문제와 관련해선 "전 세계의 상업 공급 업체에서 구매한 자료이며 국가 기본도와는 관련 없다"며 "필요하면 정부 승인을 거친 이미지를 국내 파트너사로부터 사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군사·보안을 이유로 1:25,000 축척보다 정밀한 지도를 해외에 내보내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구글은 길찾기 서비스 등을 위해 필요한 정밀 데이터를 얻으려고 2011년과 2016년 그리고 올해 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반출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군 부대 등이 포함된 보안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며 승인 결정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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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416270005615)


    정부 "데이터센터 국내에 설치해야"



    한국일보

    유영석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구글 지도 기자간담회에서 정밀 지도 국외 반출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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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구글은 앞서 정부가 요구한 국내 데이터센터(IDC)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유영석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IDC를 특정 지역에 세우는 건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원하는 즉각 대응을 위해 책임자를 두고 핫라인을 거쳐 우려 사항을 제때 반영할 수 있게 정부와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도 정부는 여전히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내보내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안 시설 가림 처리 △좌표 정보 삭제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라는 세 가지 조건을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2016년부터 세 가지 조건을 말해 왔는데 구글이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안보 시설 가림 처리 같은 것과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건데 방법론상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고정밀 지도 반출이 구글에 허용돼 구글 맵이 국내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의 지형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맵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르는 수준으로 구글 맵 대신 자국의 지도 앱을 더 많이 사용하는 국가는 중국(바이두), 러시아(얀덱스)뿐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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