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동 3년째 맞았지만 선박 블록 생산에 올인
전북도·군산시, MRO 전진기지·신조 작업 '압박'
마스가 프로젝트 대비해 새 로드맵 마련 지적도
인력·인프라 확대가 관건…수주 감소도 '걸림돌'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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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북도와 군산시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군산조선소에서 선박 신조 허용에 대한 요청이 잇따라 나오자 관련 논의를 수차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앞으로 한미 조선업 협력 강화 등 수주 물량이 많아질 것을 대비해 HD현대가 울산, 영암에 이어 군산조선소도 풀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근 지역 선박 기자재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2009년 완공됐지만 2017년 조선업 불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2022년 10월 선박블록 생산 등을 목적으로 일부 가동이 재개됐다. 현재 이곳에서 생산된 모듈과 블록은 HD현대중공업이나 HD현대삼호에 납품되고 있다. 군산조선소는 25만톤(t)급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130만t급 도크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갖추고 있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군산조선소 가동을 확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에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미 조선업 협력 가동 프로그램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발맞춰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전진기지나 국내 선박 신조 등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t급 화물 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으며 연내 2~3건의 추가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또 지난해 5월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과 연계해 출범했던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최근 첫 선박 건조를 시작, 이를 마스가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방산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HD현대미포와 통합 법인 출범, 미국 조선소 인수 추진 및 수십억 달러 투자 프로그램 조성 등도 향후 군산조선소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전날 전북도의회 임시회에서 군산조선소 활성화 계획과 관련 “지난해까지 단순 작업인 컨테이너선 블록 위주로 생산했지만 올해부터 고부가가치 LNG선 블록과 LPG선 탱크 등으로 생산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과 분기별 간담회를 통해 긴밀하게 소통하며 새로운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난감한 상황이다. 신조를 위한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데다 인력도 최소한 2배 이상의 전문인력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조선업황이 피크를 지났다는 우려마저 감지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가 올 들어 8월까지 집계한 전 세계 선박 누계 수주는 3448만CGT(1912척)로 전년 동기 4014만CGT(2190척) 대비 14% 감소했다. 이 중 한국은 891만CGT(251척·26%)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줄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는 당사를 비롯해 정부, 지자체 및 시민분들의 노력으로 다시 문을 연 소중한 결실”이라며 “지역 경제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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