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친나왓 전 총리, 실형 선고 후 지병 호소하며 병원 직행…병원서 징역 6개월 살다가 가석방받아 논란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대법원 판결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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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정치 거물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9일(현지시간) 구금됐다. 지병을 핑계로 부패 혐의로 선고된 징역 1년을 병원에서 보낸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태국 대법원은 "탁신 전 총리의 지병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고 수감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탁신 전 총리는 두 번째 총리 임기 중인 2005년 군사 쿠데타로 축출됐다. 이후 부패,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고 2008년 판결 선고를 앞두고 해외 도피했다. 그는 2023년 탁신 일가가 장악한 쁘어타이당의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선출되자 귀국해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탁신 전 총리는 고혈압과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곧장 병원으로 이송돼 이곳에서 형기를 채웠다. 태국 왕실은 탁신 전 총리의 형기를 징역 1년으로 낮췄고, 가석방을 받아 형기 집행 6개월 만인 지난해 2월 석방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탁신 전 총리는 자신이 (건강상)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외래 진료가 가능한 만성 질환이었을 뿐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병원에서 형기를 채운 것은 불법 특혜였다는 취지다.
탁신 전 총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부터 내 신체의 자유는 사라지겠지만 국민과 국가를 위한 사상의 자유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현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당한 그의 딸 패통탄 친나왓 전 총리는 침통한 표정으로 "부친은 태국의 역사를 일군 인물"이라고 말했다.
현지 우본랏차타니 대학 정치학 교수인 티티폴 팍디와니치는 탁신 전 총리가 왕실 사면을 받는 등 방법으로 구금 상태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탁신 전 총리가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온갖 노력을 하는 것을 모두 지켜봤다"며 "그가 1년 내내 감옥살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형량을 줄일 수 있는 합법적 방법들이 아직 남았다"고 했다.
태국은 2023년 총선 이후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겪고 있다. 총선에서 진보 성향 전진당(MFP)이 대승을 거뒀음에도 정권 탈환에 실패했다. 전진당과 연정을 구성하려던 쁘어타이당은 친군부 세력과 손잡지 않겠다는 공약을 어기고 친군부 세력과 연대해 정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쁘어타이당은 타위신 전 총리에게 내각을 맡겼으나, 뇌물 전과자 법조인을 비서실장으로 영입하는 실책을 저질러 취임 1년 만에 헌재 결정으로 해임됐다.
타위신 전 총리 후임으로 패통탄 전 총리가 정권을 잡았으나, 지난 6월 캄보디아와 국경 분쟁 상황에서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과 나눈 통화 녹취록 때문에 헌재에서 탄핵당했다. 훈 센 의장이 직접 유출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 부르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말만 하라. 다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훈 센 의장은 탁신 전 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특히 패통탄 전 총리는 캄보디아 접경 지역을 관할하는 자국 분씬 팟깡 사령관을 두고 "멋져 보이려는 반대파", "국가에 이롭지 않은 일을 하려 한다"고 발언했다. 태국 헌재는 패통탄 전 총리가 자국 군대를 비난한 것은 헌법 윤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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