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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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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EU에 “중국·인도 수입품 100% 관세 부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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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EU 고위급 회의 전화 참석…2단계 대러 제재 추진

    “EU와 전략적 연대 필수, 관세 공동 부담” 이례적 압박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중국·인도산 수입품에 최고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EU 고위급 회의에 직접 전화로 참여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압박하려면, 공동 노력 일환으로 EU의 전략적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촉구했다. 미국과 EU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의 전쟁 관련 경제적 비용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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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미국 관리는 “우리는 지금 당장 준비가 됐다. 하지만 유럽 파트너들이 우리와 함께 나서야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리도 “미국은 EU가 부과하는 중국·인도에 대한 관세를 그대로 따라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는 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더욱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유럽 주재 미 외교관들이 EU의 참여 없이는 러시아산 원유·가스 구매 국가에 징벌적 조치를 취할 의향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즉 “유럽이 함께 움직여 준다면 미국도 즉각 동참하겠다”는 것으로 FT는 이례적 요구라고 평가했다.

    이는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의 원유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세컨더리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 2단계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존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미국은 이미 지난달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대량 구매를 이유로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50%까지 높였다. 다만 중국과는 무역협상이 진행중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EU와의 협력 없이 2~3년 내 단독제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은 인도와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린 것이 전쟁 자금 조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이 2% 이하였으나, 최근 40%까지 급증했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도 러시아와의 원유·가스 거래를 계속 확대 중이다.

    미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명백한 접근 방식은 중국이 석유 구매를 중단하기로 합의할 때까지 모두가 극적인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며 “(중국이나 인도 외에) 러시아 원유가 갈(수출될) 수 있는 다른 곳은 정말로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모든 것들은 당연히 비용이 많이 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실현하려면 EU를 비롯해 모든 파트너가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라며 “유럽인들이 정말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정치적 의지가 있는지 묻는 것이다. (동참시) 우리는 고통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인도와 성공적인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직접 대화할 것”이라고 적었다.

    유럽 내 다수 매체들은 “미국의 초강력 무역제재가 EU 각국의 정치적 결단과 연합을 시험대에 올렸다”며, 한편으로는 이번 제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프로세스를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협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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