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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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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조 전자전기 수주전…KAI-한화, AESA·감항인증·확장성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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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탠드오프 재머' 국산화 착수

    전자전기 개발 사업자 이달 결정

    LIG넥스원-대한항공과 양강 대결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최초의 전자전기 개발 사업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은 최신 전자전 기술과 감항인증(IP) 역량, 플랫폼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LIG넥스원-대한항공과 맞붙고 있다. 군 당국은 약 1조8000억 원 규모의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입찰 제안서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내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加 여객기로 ‘스탠드오프 재머’ 개발

    전자전기는 기존 항공기를 개조해 전자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각종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 특수 임무기다. 전자장비와 교란장치를 이용해 적의 통신망과 대공레이더를 무력화한다. 이를 개발해 실전에서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다. 유사시 방공망을 뚫고 평양을 타격해야 하는 우리 군은 전자전기가 없어, 한미연합연습이나 훈련 때 미군의 전자전기 지원을 받아 임무를 수행했다. 백두정찰기가 있긴 하지만, 이는 통신정보와 신호정보 수집에 국한된 항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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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군의 전자전기 플랫폼인 봄바르디어 G6500에 사브의 기술을 접목한 ‘글로벌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진=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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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전기는 크게 나눠 전투기를 기반으로 하는 ‘에스코트 재머’(Escort Jammer) 형태와 수송기 또는 제트기를 기반으로 제작한 대형의 ‘스탠드오프 재머’(Stand-off Jammer)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에스코트 재머 형태는 아군의 전투기 편대나 공격기 편대 등과 함께 기동하면서 적진으로 침투해 들어가 최전선에서 통신망 교란과 방공 레이더 무력화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미 해군 항공모함용 전자전기인 EA-18G 그라울러가 대표적이다.

    스탠드오프 재머는 상대적으로 후방에서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대규모 전자전 임무를 담당한다. 적 대공무기의 사정거리 밖에서 기동하며 강력한 전파로 적 통신과 레이더 시설을 마비시킨다. 미 공군의 EC-130H 콤파스 콜이 대표적이다. 우리 군은 중형 비즈니스 여객기인 캐나다 봄바르디어 G6500 모델에 전자전 장비를 장착한 스탠드오프 재머형 전자전기를 개발해 전력화 한다는 계획이다.

    KAI “최신 전자전 기술, 연속성 측면 우위”

    이번 사업에서 KAI는 기존 장비의 한계였던 제한적 빔 조향 문제를 지적하며, 다중 위협에 동시에 대응 가능한 능동전자주사(AESA) 기반 최신 전자전 장비를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은 우리 공군 KF-16이 운용하는 ‘전술전자정보수집장비’(TAC-ELINT POD)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정보융합 및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수행 능력을 내세운다. 또 감시정찰 자산으로서 적 위협에 대한 정밀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가능한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AESA 레이더 시제업체로 참여하면서 스마트 다중빔 고출력 송신장치를 개발해 KF-21 탑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종합 업체로서 경쟁업체 대비 전자전 항공기 설계와 통합 능력이 우수하다고 강조한다. 기체 구조와 공력 특성을 고려하고 전자파 간섭 및 고출력 재밍에 따른 항공기 영향성 최소화 설계를 통해 최적화 된 전자전 장비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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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잉사가 F/A-18(슈퍼 호넷) 전투기 기반으로 개발한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출처=미 해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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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전자전 항공기는 민간항공기 기반으로 전자전 항공기 체계를 개발하기 때문에 민간 항공기를 군용 항공기로 전환해 ‘감항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민간 및 군용 감항인증 전 과정에 대한 독자적 지적재산(IP)을 축적해왔다고 강조한다.

    KAI 관계자는 “백두 정찰기 2차 사업 초기에 백두 1차 사업에서 해외 감항인증을 수행한 미 L3해리스가 백두 1차 사업 자료는 백두 2차 사업에 활용될 수 없다고 주장해 신사업을 수행하는 수준으로 백두 2차 사업 체계개발을 수행했다”면서 “감항인증 IP 국내 소유는 단순 비용과 기간 절감 효과를 넘어, 체계개발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후속 사업 연계 시 기술 연속성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항공기를 개발한 KAI는 향후 에스코트 재머 형태의 전자전기 확장성도 강조한다. KAI는 “KF-21 기반 ‘KF-21 EX’ 개발로 기존 전투기 능력에 더해 재밍·전자공격·방공망 무력화 기능을 갖춘 전문 플랫폼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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