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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李 "가짜뉴스, 내 아들 인생 망쳐놨다…아직도 직장 못 얻어" [취임 100일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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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오전 10시께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흰색 바탕에 푸른색 사선 줄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백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미를 담아 멘 것이다. 지난달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공식 취임식 격인 ‘국민 임명식’에서 처음 맨 뒤 이번이 두 번째 착용이다.

    지난 7월 취임 30일 기자회견 때처럼 별도의 연단 없이 기자단과는 1.5m란 좁은 거리를 두고 마주 앉았다. 이 대통령은 테이블에 착석해 먼저 약 5분간 모두발언을 낭독했다. 이어 기자들이 박수를 치자 “언론인들 박수 치기 부담스럽죠? 치지 마세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습니다”라는 농을 던졌다. 이어 “제가 미국의 백악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니까 거기는 지목하는 것도 없고 막 하다가 목소리 큰 사람이 질문하고 그러더라. 우리는 그렇게는 하지 말자”라면서 추첨 또는 지목을 통한 ‘즉문즉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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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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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초 90분 예정이었으나 기자회견은 1시간 늘어나 150분간 진행됐다. 질문은 22개였다.

    30일 회견 당시 정작 국정 현안을 다루지 못했다는 지적을 고려한 듯 이번엔 대통령실 기자단이 각 분야별로 추린 핵심 질문에 이 대통령이 우선 답했다. 분야는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세 개였다. 핵심 질문은 ‘A’와 ‘B’ 카드 두 가지로 가려진 채 준비됐으며, 이 대통령이 이 중 한 가지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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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째가 되는 11일 오전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1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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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 특유의 직설 화법이 도드라졌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주장하면서 “이재명이 종북이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경제·민생을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원전 증설 문제에 대해선 “까 놓고 얘기합시다”며 “당장 (원전 짓기를)시작해도 10년이나 돼야 지을 둥 말 둥 한 게 그게 대책이냐. 풍력, 태양광은 1, 2년이면 되는데 그 방향으로 가야지 무슨 원전을 짓느냐”고 했다.

    가짜뉴스 관련 언급을 할 땐 “무려 우리 아들이 멀쩡하게 직장 다니고 있는데 화천대유 취직했다고 대서특필하는 사람 때문에 아직도 직장을 못 얻고 있다. 멋대로 써서 아주 인생을 망쳐놨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방안을 답변하는 과정에선 “제가 (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언론이) 저한테 불리한 것은 사실이 아닌 것도 엄청나게 쓰더니 요새는 그게 아니라는 명백한 팩트가 나와도 언론에 안 나오더라”고 했다. 또 “제가 외계인입니까”라며 “나도 대통령이 됐는데 대통령 편도 들고 그런 것 아닌가요”란 반문도 덧붙였다.

    질문 하나마다 이 대통령은 긴 시간을 들여 상당한 분량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여러분들의 취조에 응하기 위해서 경찰서에 끌려온 것이 아니고, 저도 저의 입장을 말씀드릴 기회로 삼는 것”이라며 “여러분의 질문에 기대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도 좀 드렸으니까 말이 너무 길어진 것에 대해서 너무 고까워하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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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째가 되는 11일 오전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관련 뱃지로 제작한 비표를 착용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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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외신 기자 150여명이 참석한 회견장에선 이 대통령 등 뒤론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라는 백드롭이 걸렸다. 회견의 ‘대형 키 비주얼’(핵심 그림)은 기자의 상징인 펜이었는데, 펜 끝에 다양한 색상이 뻗어 나가는 이미지로 다양성을 강조했다. 기존 신문·방송·통신 외에도 유튜브 채널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 “김어준의 뉴스공장’ 박현광 기자 등이 참석했다. 이상호 기자는 이 대통령의 지목을 받아 질문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호랑이 캐릭터 ‘더피’를 담은 핀버튼을 현장배포해 기자들이 착용하도록 했다. 특히 핀 버튼엔 더피가 극중 여주인공한테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이 담겼는데 소통을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작권 문제를 다 해결하고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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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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