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이슈 로봇이 온다

    로봇이 조리하고 서빙하고… "1인 사장도 매출 10억 가능" [C리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헬퍼로보틱스 최재원 대표
    좁은 매장서도 충돌·혼잡 최소화
    로봇 ‘다중제어 시스템’ 강점으로
    매장 수익성·회전율 고려해 설계
    농업·물류·건설로 영역 확장나서


    파이낸셜뉴스

    "외식업에서 중요한 건 기술력보다도 순이익입니다."

    최재원 헬퍼로보틱스 대표(사진)는 14일 외식업의 변화를 "1세대는 맛, 2세대는 인테리어, 3세대는 마케팅, 4세대는 자동화"라고 정의하며 이 같이 밝혔다. 헬퍼로보틱스는 외식업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산업별 자동화 로봇기업이다. △조리 로봇 △서빙 로봇 △관제 시스템 △인력 관리 앱 △직접 매장 운영 등 다섯 축을 결합했다.

    최 대표의 창업기는 실패에서 출발한다. 첫 사업에서 기술은 만족했지만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며 좌절을 맛봤다. 그는 두 번째 도전에서 시장 검증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다. 이에 2021년 법인 설립 직후 햄버거 매장을 직접 열어 인력 운영, 동선 설계, 고객 응대까지 몸소 경험했다. 최 대표는 "외식업은 데이터 없이 감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은 늘어도 순이익은 줄어드는 구조가 흔하다"며 "이 간극을 메우는 게 로봇의 역할"이라고 했다.

    실제 매장 경험은 방향을 잡아줬다. 단순한 서빙 보조가 아니라 주방·홀·관제·인력 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자동화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결론이었다. 그는 "펌웨어만 15차례, 기구 설계는 수천 차례 수정했다"며 "매장 입장에서 중요한 건 무엇을 더하거나 덜하거나 빨리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퍼로보틱스의 로봇은 '다중제어 시스템'을 강점으로 한다. 좁은 매장에서 여러 대가 동시에 움직여도 충돌이나 혼잡을 최소화한다. 경쟁사들이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할 때, 최 대표는 실제 매장의 수익성과 회전율을 기준으로 설계를 맞췄다.

    조리 로봇의 경우 숯불구이와 튀김을 다룬다. 꼬치 표면의 익힘 정도를 카메라로 분석하고 초 단위로 열량을 조절한다. 수십 차례의 설계 변경 끝에 완성된 이 로봇은 인력난이 심한 주방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영역을 겨냥했다.

    헬퍼로보틱스는 외식업을 넘어 농업·물류·건설까지 영역을 넓히려 한다. 개발 중인 '헬퍼팜'은 카메라 비전으로 성숙 작물을 판별해 고속 수확하는 정밀 로봇이다. 최 대표는 "외식업 비용의 본질은 인건비지만 농업에서 재료비, 물류는 유통비, 건설은 공간비가 문제"라며 "각 산업 단계의 구조적 비용을 로봇으로 해결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들 로봇은 모두 같은 데이터와 운영 체계에서 돌아간다. 최근에는 쿠쿠와 협업해 밥솥도 관제 시스템에 연동했다. 단순한 로봇 판매가 아니라 매장과 농장, 공급망 전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중국은 이미 로봇 자동화에서 앞서 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은 값싼 로봇이 강점이지만, 한국은 세밀한 사용자 경험과 빠른 애프터서비스에서 차별화할 수 있다"면서 "향후 3년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헬퍼로보틱스의 매출은 2023년 5억원에서 2024년 13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30억원을 전망한다. 아직 시드 단계이지만 정부가 선정한 '국산 제조 로봇 대표 12사'에 이름을 올리며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최 대표는 "1인 자영업자도 1억에서 10억까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로봇이 그 길을 열어주는 헬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