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푸틴 생존, 서방 대립 지속에 달려"
"野 궤멸에 푸틴, 강경 민족주의 측 눈치"
핀란드 등 북부전선 갈등 확대 가능성도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5.0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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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러시아군 드론이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서방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내 강경파가 요구하는 나토와의 갈등 격화를 통해 자신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폴리티코는 14일(현지 시간) '푸틴이 서방과의 전쟁을 끝내지 않는 이유' 제하의 기사를 통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미국·동맹국과의 지속적 대립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푸틴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열고 '미-러-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을 이끌어낸다는 평화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3자 회담 전 열려야 하는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회담에 끝까지 응하지 않았고,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군사적 목표 해결" 입장을 재확인하며 트럼프 대통령 구상은 무산됐다.
러시아는 나아가 나토와의 직접적 갈등을 확대시키는 모양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는 서방 병력은 '합법적 표적'이 될 것"이라며 유럽의 파병 계획을 직격했고, 키이우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부와 영국문화원은 실제로 러시아군 공습에 피해를 입었다.
폴란드가 10일 자국 영공을 침범해온 러시아군 드론을 격추시킨 데 이어 13일에는 러시아군 추정 드론이 50분간 루마니아 영공을 비행하는 등 나토 동부전선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니콜라이 페트로프 영국 신유라시아전략센터(NESC) 선임연구원은 "푸틴은 '전쟁의 대통령'이고, 그 역할을 포기할 수 없다"며 "스스로를 전시 지도자로 규정한 그가 평시 대통령으로 돌아가는 것은 강등일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소득 없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국내 강경파 그룹의 주장을 무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2036년까지 집권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개헌까지 마친 상태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강경파 그룹의 지지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커진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페트로프 연구원은 "자유주의 야당이 궤멸된 상황에서, 푸틴 통치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작지만 강력한 민족주의 그룹"이라며 "푸틴은 이들에게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서방'에 대한 장대한 승리를 약속했다"고 했다.
알렉산더 바우노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선임연구원도 도이체벨레(DW)에 "군부와 정치권의 강경파들은 나토를 파괴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며 "폴란드 사건은 나토의 대응 의지를 시험한 공세였고, (러시아의) 목표는 나토가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리 러시아' 설립자 키릴 고로프는 "푸틴은 폴란드 침공을 통해 서방의 키이우 안보 보장 논의에 경고를 보냈다"며 "푸틴은 나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그들에게는 방어 체계가 전혀 없다"고 봤다.
폴란드·루마니아 등 나토 동부전선뿐 아니라 북부의 핀란드를 겨냥한 새로운 전선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위원회 부의장은 지난 8일 "헬싱키가 러시아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트로프 연구원은 이 같은 주장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의 러시아 입장과 유사하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무엇을 성취하든, 대결은 그 곳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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