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그룹, 2021년 가상자산 투자 시작…
'버핏 추종자' 마크 케이시가 투자 주도,
'비트코인 트레저리' 관련 기업 주식 매수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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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월가 전통 뮤추얼펀드 운용사인 캐피털그룹이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를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투자를 주도하는 인물이 그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의 투자 철학을 추종했던 마크 케이시 포트폴리오 매니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캐피털그룹의 비트코인 관련 투자 상황을 전하며 "가상자산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캐피털그룹의 신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피털그룹은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하기보다는 이와 관련 있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방법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캐피털그룹은 케이시의 주도로 지난 4년간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하는, 이른바 '비트코인 트레저리(bitcoin treasury) 기업' 주식에 투자해 10억달러 미만이었던 관련 자산 규모를 60억달러(8조3640억원)이상으로 불렸다.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재무 전략이다.
WSJ에 따르면 케이시는 2013년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웬스 카사레스와의 투자자 모임에 참석한 뒤 가상자산에 대한 신념을 갖게 됐지만, 펀드 매니저로서 직접 투자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공동창업자가 소프트웨어 기업이었던 회사를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로 전환하면서 기회가 생겼고, 이후 비트코인에 대한 캐피털그룹의 투자 행보가 활발해졌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캐피털그룹의 마크 케이시 포트폴리오 매니저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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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그룹은 지난 2021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지분 12.3% 매입하면서 비트코인 관련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일부 매각과 신주 발행 등으로 캐피털그룹의 지분율은 7.89%로 줄었지만, 현재 지분 가치는 62억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63만개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시는 최근 일본 호텔 운영사 메타플래닛의 지분 5%도 매입했고, 비트코인 채굴업체 마라 홀딩스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메타플래닛은 지난해부터 주식과 채권 발행을 통해 1만8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기업은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의 0.1%인 2만1000개 매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투자액은 3조달러(약 4171조8000억원)에 달하는 회사 전체 운용자산 규모 대비 적은 편이다. 하지만 케이시가 과거 버핏의 철학에 따라 인터넷 기반 기업 주식도 사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WSJ은 "케이시는 과거 자신의 투자 전략이 버핏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버핏 추종자'였다. 이런 그가 전통 금융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강력히 옹호하는 인물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은 상당히 의외"라며 "버핏, 제이미 다이먼(JP모건 CEO) 등 월가 거물들의 비관론에도 그는 자신의 믿음을 굽히지 않고, 최근 비트코인에 투자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다"며 가상자산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다. 다이먼 CEO는 비트코인을 "쓸모없는 애완용 돌(pet rock)"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반면 케이시는 지난해 한 팟캐스트에서 "비트코인은 인류가 만들어낸 멋진 발명품 중 하나"라며 비트코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3일 기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의 수는 325개로 늘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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