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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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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을 향해 쏘던 사나이 … 할리우드 큰 별,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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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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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등의 할리우드 유명 배우이자 감독·제작자로도 활동했던 로버트 레드퍼드가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6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드퍼드의 홍보회사 로저스 & 카원 PMK의 신디 버거 최고경영자(CEO)는 레드퍼드가 이날 새벽 유타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버거 CEO는 레드퍼드의 구체적인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레드퍼드는 수십 년간 할리우드가 가장 선호하는 주연 배우로 활약했다. '내일을 향해 쏴라', '대통령의 사람들' '아웃 오브 아프리카', '콘돌', '스팅', '업 클로즈 앤 퍼스널' 등 수많은 명화들에 출연했다. 개인의 사랑과 슬픔, 부패한 정치 현실과 같은 진지한 주제를 대중들에게 울림 있게 전하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추억'에서 당대 걸출한 스타였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호흡을 맞추고,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도 유명 여배우 메릴 스트리프와 함께 출연하며 열연한 모습은 대중들에게 인상 깊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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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9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열연한 로버트 레드퍼드(왼쪽)와 폴 뉴먼.


    그는 40대 들어 감독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혔다. 감독으로 활동하면서도 진지한 주제에 대한 관심과 몰입은 계속됐다. 그는 아들을 잃은 뒤 해체되는 중산층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1980년 데뷔작 '보통 사람들'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당시 작품상을 포함해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직후엔 코미디 드라마인 '밀라그로 빈필드 전쟁'을 내놨다. 개발업자에 물 사용권을 빼앗긴 한 농부의 이야기를 담았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레드퍼드는 흥행을 위해 진지한 소재를 비껴가는 타협을 하지 않았다. 1950년대 유명 퀴즈쇼 조작 스캔들을 다룬 '퀴즈쇼'로 199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감독으로서 다시 인정받았다. 2002년에는 아카데미 평생 공로상도 받았다.

    할리우드를 풍미한 명배우이자 감독이었지만 행보는 유명세와 걸맞지 않았다. 독립영화에 대한 꾸준한 후원이 증거다. 1970년대 중반 레드퍼드는 유타주에서 열리던 이름 없는 영화제를 후원했고, 1981년에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자신이 맡았던 배역 이름 '선댄스 키드'를 따온 '선댄스 협회'를 만들었다. 1984년엔 후원하던 영화제를 인수해 현재 세계적인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를 만들었다.

    그의 관심으로 선댄스 영화제는 할리우드 밖에서 제작된 미국 영화들의 경연장이자 자유로운 축제로 성장할 수 있었다. 레드퍼드가 후원할 당시 참여 인원이 수백 명에 불과했던 영화제는 올해 8만5000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러나 레드퍼드는 영화제가 커지면서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데 대해 평소 불만을 크게 토로해왔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환경운동가로도 활약했다. 1970년엔 유타주에 6차로 고속도로를 건설하려던 움직임에 맞서 반대 운동을 펼치며 공사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1975년에는 유타주 남부에 예정됐던 석탄 화력발전소 건립도 반대해 관철시켰다. NYT는 "레드퍼드는 환경운동가 배우의 전형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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