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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 의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파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6.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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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장외 투쟁을 통해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인다. 국회 안에서는 대응책이 마땅치 않아 내린 고육지책이지만 당내에서는 장외 투쟁 시 극우 세력의 합류로 중도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장외 투쟁 방침을 정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국회 담벼락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장외로 나가서 강력하게 투쟁하자는 의원들의 말이 있었다"며 "구체적 방법과 시기는 정해진 바 없지만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사법부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파괴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묵과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의가 있었다"고 했다.
그동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외 투쟁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앞세워 국회를 장악하는 동안 국민의힘이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수사 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순직 해병)을 민주당이 통과시키자 국회 밖에서 투쟁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맺은 합의를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 도화선이 됐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민주당과의 협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여론전밖에 없다"며 "여론전을 굳이 국회에서만 할 이유가 있나. 당원들과 함께 외부에서 민주당의 폭정을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장외 투쟁에 이른바 '극우' 세력이 합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규탄할 때에도 일부 참석자들은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부정선거 발본색원', '윤 어게인' 등을 주장하는 팻말을 들고 고성을 질렀다. 이들의 목소리가 국민의힘 장외 투쟁 전면에 부각될 경우 국민의힘은 다시 극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그동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윤 어게인' 등 극우 세력과 거리를 두는 데 힘을 써왔다. 당 지도부 인선에서도 중도 성향 인물을 대거 기용하며 중도 보수층 공략에 집중했는데 장외 투쟁은 이런 노력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 당내 갈등이 재점화될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극우 세력이 부각되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란정당' 이미지를 더 벗기 어려워진다"며 "겨우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민의힘이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또다시 쪼개질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장외 투쟁으로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올릴 수 있을지도 고민해봐야 한다"며 "과거 장외 투쟁 경험에 비춰보며 이번에도 얻을 것은 없고 잃을 것만 있는 투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21일 대구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이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을 위배했다고 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지적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탄핵 필요성도 주장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집회 일정이 확정되면 현장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참석하도록 당원을 독려하기로 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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