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문…왕이 외교장관과 회담
“김정은 방중 얘기 듣고 협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역할 요청”
“서해 구조물 문제제기·조속 해결”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기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조 장관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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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시 주석 방한에 대한 확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 이날 저녁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새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나선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의 방한을 재차 요청하고, 왕 부장의 사전 답사 등 방한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이미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형식상 이번엔 중국 측이 한국을 방문할 차례였지만, 조 장관은 관례를 깨고 베이징행을 선택했다. 이재명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조 장관은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의제와 관련해 “얼마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했기 때문에, 그것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북한 문제에 관해서도 한중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바 있다.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천안문 망루에 오른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하며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어 북러·북중 회담을 개최해 각 정상과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북중 정상회담 이후 결과문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는 중국의 메시지가 빠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용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측에 어떤 역할을 요구할 것인지 묻는 말에 조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 북한 문제에 관해선 우리 정부가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계속 촉구해 온 바 있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방향에서 중국에 건설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선 서해 구조물 문제 등 군사적으로 민감한 현안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를 두고 “이웃 국가 간엔 서로 협력하고 잘 지내야 한다. 그러나 분명히 바람직하지 않은 이슈가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밝히고 문제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조 장관은 “서해 구조물, 해상 구조물 문제는 우리나라로서는 분명히 그런 것 중의 하나”라며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조속한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기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조 장관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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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조 장관은 최근 벌어진 미·중 관세 협상 상황도 논의할지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과 관세를 11월 10일까지 유예하면서 유명 SNS 플랫폼인 틱톡을 미국 소유로 전환하는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또한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9일 협상과 관련한 정상 간 통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 장관이 중국의 협상 상황과 우리 측의 대응을 함께 점검하며 경제 협력 의제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 결과문에 공급망 안정과 자유무역 지지 등의 입장이 담길지도 관심이 쏠린다.
기타 의제로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 시민단체의 반중 시위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나타난 반중 집회를 두고 “특정 국가 관광객을 모욕해서 관계를 악화시키려고 한다”면서 “그것이 무슨 표현의 자유인가, 깽판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측이 이전부터 우려를 표명해 온 만큼 우리 측의 입장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번 방중 의의에 관해 “한중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이번에 베이징을 방문해 외교장관 회담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한중 관계에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고, 현안들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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