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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노후대비로 ‘따박따박’ 했는데 연금 계좌 퇴출?…TDF ETF가 ‘타깃’이 된 이유는 [노후(No後) 준비,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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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DF ETF, 매매빈도 잦아 ‘장투’ 어렵다”
    저렴한 수수료· 적립식 투자는 장점
    “실제 수익률, 펀드 수익률보다 1.2%p↓”
    헤럴드경제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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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안사위(居安思危·안정 속 위기 대비)’ . 이 사자성어는 개인 노후준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은퇴가 멀다고 느껴질수록 준비를 해둬야 더욱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은퇴가구의 적정 생활비는 300만원을 훌쩍 넘지만 실제로는 최저 생계비도 충당 못해 허덕이는 노령인구 비중이 높다. 생활비 마련도 60% 이상을 공적 연금·수혜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노후(NO後)준비, 지금부터’ 시리즈를 통해 각종 연금상품 파헤치기, 절세 노하우, 전문가 심층인터뷰 등으로 독자들과 성공하는 100세 시대의 문을 활짝 열 계획이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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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퇴직연금 계좌에서 ‘따박따박’ 모아온 타깃데이트펀드(TDF)형 상장지수펀드(ETF)가 퇴출 위기에 놓였다.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투자 상품의 ‘장기 보유’ 취지를 이유로 TDF ETF 편입 제한을 검토하면서 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TDF는 은퇴 시점이나 특정 목표 날짜(빈티지)에 맞춰 자산 배분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펀드다. 초반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크게 두다가 목표 시점이 다가올수록 채권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목돈을 맡겨두면 빈티지 시점까지 ‘알아서’ 굴려주는 상품이다.

    TDF ETF는 여기에 ETF의 장점까지 더했다. 펀드처럼 한 번에 목돈을 넣고 묶어둘 필요가 없고,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 이런 편리함에 직장인들이 월급날마다 연금 계좌에서 ‘따박따박’ 사 모으며 운용 규모가 꾸준히 불렸다. 지난 17일 기준 국내 TDF ETF는 16개, 순자산총액은 7374억원이다. 전체 TDF 시장(13조4999억원)에서는 5%에 불과하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달 6416억원에서 불과 한 달 새 14% 늘었다. 운용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기업 월급날인 10일과 25일에 순매수액이 늘어나는 패턴이 나타난다.

    저렴한 운용 보수도 인기 요인이다. 기존 TDF는 판매사에 지급하는 판매보수가 포함돼 전체 보수가 높지만, TDF ETF는 판매보수가 없어 비용 부담이 적다.

    KODEX TDF 2050 액티브 ETF는 총보수가 0.3%, 실부담비용률은 0.41% 수준이다. TIGER TDF 2045 ETF 역시 총보수 0.19%, 실부담비용률 0.3389%에 그친다.

    반면 TDF 펀드의 총보수는 0.11%에서 많게는 1.5%까지 올라간다. 1억원을 맡기면 연간 최대 150만원이 수수료로 빠지고, 빈티지가 20년 뒤라면 총 3000만원이 비용으로 나가는 셈이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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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칼을 빼든 배경은 바로 ‘ETF는 매매 빈도가 높다’는 인식 때문이다. 연금은 장기간 묵혀둘수록 효과가 커지는데 ETF는 투자자들이 수시로 사고팔 수 있어 장기 투자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용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최근 10년간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ETF의 총수익률은 연 8.2%였지만, 투자자 수익률은 연 7.0%에 그쳤다. 1.2%의 격차는 투자자들이 매수·매도 시점을 잘못 잡아 1.2%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ETF는 투자자들이 수시로 사고팔 수 있어 연금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빈티지가 긴 상품일수록 투자자들이 중도 매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반면 업계는 “펀드보다 매매 빈도는 높을 수 있어도 장기 보유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4~5월 미국 증시 급락 때 투자자들이 그대로 손실을 감내하지 않고 잠시 이탈했다가 다시 들어와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었다”며 “이런 유연성이 ETF의 장점”이라고 반박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TDF ETF 상품이 퇴직연금 상품에서 빠지게 되면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낮은 보수와 손쉬운 매매로 꾸준히 적립할 수 있었던 투자 경로가 막히는 셈이다. 기존 투자자들은 일부 상품을 환매하거나 퇴직연금 계좌내에서 다시 자산을 배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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