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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5회 연속 동결’ 일본은행, 10월 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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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고관세 영향 촉각…BOJ 신중 모드

    보유 ETF 시장 매각 결정

    목표치 상회하는 인플레에 10월 인상 가능성

    불확실성 완화되는 1월 인하 전망도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해 일본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10월 금리 인상 여부에 쏠려 있다.

    19일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7대 2의 다수결로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다섯 번 연속 동결 결정이다.

    회의에서 타무라 나오키 심의위원과 다카다 창 심의위원 등 정책위원 2명이 정책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제안을 제출했으나, 다수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데일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AFP)


    美관세 영향 주시하며 동결 결정…보유 ETF 시장 매각 결정

    BOJ는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 일본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는 행정명령에 서명, 관세 불확실정은 떨어졌다. 하지만 관세 인하에도 기존 대비 관세율이 6배에 달해 일본은행이 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수익 계획을 어떻게 수정할지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BOJ는 성명에서 “무역 및 각국의 다른 정책으로 인해 해외 경제가 둔화하고 국내 기업 이익이 감소함에 따라 일본의 경제성장은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 둔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각국의 무역 및 다른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해외 경제 활동과 물가가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며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BOJ는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본 부동산투자신탁(J-REIT)을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 아래 시장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ETF 매각 속도는 장부가 기준 연간 3300억 엔, 시가 기준 연간 6200억 엔 수준으로 정했다. ETF 매각 규모는 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약 0.05% 수준이 될 전망이다. REIT도 동일한 비율로 매각해, 장부가 기준 약 50억 엔, 시가 기준 약 55억 엔이 될 예정이다. 매각 개시는 “준비가 완성되는 대로”로 열어놨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다.

    금리인상 시점에 촉각…이르면 10월 가능성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상 시점에 쏠리고 있다. BOJ는 성명에서 장기적으로 일본 경제 성장률이 상승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BOJ는 “이후 해외 경제가 완만한 성장 경로로 복귀하면 일본 경제성장률도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상승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 심화, 중·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등으로 인해 근원 CPI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시장은 이르면 10월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월에는 전국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와 지점장회의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일 간 관세 합의로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가운데 자동차 등 제조업 기업들의 실적과 설비투자 흐름이 금리 인상 시기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BOJ 내부에서는 10월에 나오는 데이터에 따라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BOJ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는 점도 10월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19일 신선식품을 제외한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전달(3.1 상승)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 것은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선식을 제외한 식료품 가격은 8.0% 상승해, 전월(8.3% 상승)보다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타로 키무라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에너지 보조금으로 CPI 상승률이 완화됐지만, 인플레이션 모멘텀은 여전해 BOJ가 10월 금리 인상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정치 상황 감안해 내년 1월 인상 전망도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 금리 인상 시점이 연말이나 내년 초로 미뤄질 수 있다고도 전망하고 있다.

    BOJ는 고용 둔화가 우려되는 미국 경제가 일본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제롬 파월 기준금리 인하 이유로 “고용시장 둔화”를 언급했다.

    일본 국내 정치 상황도 주요 변수다. 차기 총리를 결정할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10월4일로 예정돼 있다. 새 총리의 경제·재정 정책에 따라 금리 인상 시점을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

    사이토 다로 니혼생명종합연구소 경제연구부장도 “BOJ는 관세 정책이 일본 경기 리스크를 키우는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은 경기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내년 1월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와시타 마리 노무라증권 수석 금리 전략가는 “정치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1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미국 연준의 인하는 예방적 차원의 조치이며, BOJ의 금융정책 정상화를 제약하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단리서치와 토단ICAP 시장이 반영한 금리 인상 확률(18일 오후 기준) 9월 회의 1%, 10월 33%, 12월 32%, 2026년 1월 2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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