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20일 유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오는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9차 유엔 총회에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고위급 대표단으로 파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부상은 오는 29일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서 직접 연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유엔총회 연설을 위해 본국에서 고위급 인사를 보내는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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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전까지만 해도 유엔 총회 무대에 외무성 부상급 인사를 정례적으로 파견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북·미 관계가 교착 국면에 빠지고 국제사회 제재 압박이 심화되자 사실상 참여 수위를 낮춰왔다. 이번 조치가 다시 고위급 인사를 내세우는 방향으로 선회한 만큼 북한이 국제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결정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 행보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 위원장은 이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 직접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러시아 대표단과 나란히 서며 북·중·러 연대 강화 움직임을 과시했다. 따라서 이번 유엔 총회 연설 역시 미국과 서방 중심 질서에 맞서는 외교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크리스토퍼 그린 네덜란드 라이덴대 조교수이자 국제 위기 그룹(ICG) 컨설턴트는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을 보낸다는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한 메시지”라며 “다만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선언할지는 연설이 진행돼야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유엔 무대를 통해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적 외교에 맞서 다자주의 외교 질서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한미 연합 군사훈련 문제, 핵보유국 지위 인정 요구 등 기존에 미국과 충돌해온 주요 이슈들을 더욱 명확하게 국제사회 앞에서 제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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