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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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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기 강 감독님 노래 불러주세요!” 어린이들이 ‘다’했다…한국 최초 ‘케데헌’ 싱어롱 현장 [BIFF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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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케데헌’ 韓 최초 싱어롱 상영

    700석 객석 순식간에 매진…응원봉까지 등장해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린이 관객들의 활약

    헤럴드경제

    20일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상영으로 마련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상영 현장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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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부산)=손미정 기자] “가자! 레츠 고(Let’s go)!”

    불이 꺼지자 우렁찬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극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진풍경이었다. 한국 첫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현장은 상영 전부터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첫 곡 ‘하우 이츠 던(How It’s Done)’에서 시작해 피날레를 장식한 ‘워트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까지. 1시간 30여분 간 이어진 영화 상영 시간 동안 관객들의 노래, 호응이 어우러진 극장은 거대한 노래방을 방불케 했다.

    지난 20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최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싱어롱 상영이 진행됐다. 이날 오후 8시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 소향시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진행된 싱어롱 상영은 일찍이 매진돼 ‘케데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700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채웠다. 부모와 함께 극장을 찾은 어린이 관객들이 특히나 많았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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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상영으로 마련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상영 현장.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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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온 황봄(10) 양은 영화 상영 전 기자와 만나 “루미와 조이, 미라가 악귀를 물리치는 것이 너무 멋있다”면서 “이번 상영에서 사람들과 같이 ‘골든(Golden)’을 부르는 것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 양과 동행한 어머니 승유미(40) 씨는 “매년 부산영화제를 찾고 있는데, 마침 ‘케데헌’ 싱어롱 상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보고 싶은 영화 세 편을 포기하고 왔다”면서 “한 번밖에 없는 상영에 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은 박하은(7) 양은 “노래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빨리 영화를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되자 또다시 객석에서는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한 남성 관객의 “헌트릭스 화이팅!”이라는 외침이 부푼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렸다. 대형 스크린으로 만난 ‘케데헌’은 스마트폰, TV 화면으로 시청했을 때와는 또 다른 몰입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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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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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초반부, 헌트릭스가 월드 투어 공연으로 향하는 길에 악령과 싸우는 장면에서 대망의 첫 곡이 시작됐다. 잠잠해졌던 객석이 다시 움틀 거리며 여기저기서 노랫소리가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숨어있던 응원봉들이 하나씩 등장해 깜깜했던 객석 곳곳을 반짝였다. 빠르게 흘러가는 영어 랩을 쫓지 못한 관객들은 노래 대신 리듬에 맞춰 몸과 고개를 흔들며 흥으로 물들기 시작한 ‘축제’를 함께했다.

    소다팝, 골든, 프리 등 노래가 이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객석의 목소리가 극장에 울려 퍼졌다. 사자보이즈, 특히 진우의 얼굴과 애비의 복근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자 여성 관객들의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힘을 더해 간 관객들의 노랫소리는 피날레 곡인 ‘워트 잇 사운즈 라이크’에서 절정에 달했다. 관객 모두가 함께한 떼창이 물결처럼 퍼져 극장을 가득 메웠다. 역시나 영화의 마지막은 힘찬 박수였다.

    이날 싱어롱 상영의 백미는 상영 후 진행된 매기 강 감독과의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싱어롱 상영이 끝난 후 매기 강 감독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큰 박수로 그를 맞았다. 무대에 선 강 감독은 관객을 향해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주실 줄은 몰랐다”면서 “아이돌이 된 것만 같다”며 인사했다. 강 감독이 관객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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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기 강 감독(왼쪽)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상영을 찾은 어린이 관객과 함께 영화 OST인 ‘테이크 다운’을 함께 부르고 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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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질의 시간은 늦은 시간까지 함께한 어린이 관객들에게 주로 기회가 돌아갔다. 객석 여기저기서 손을 번쩍 들어 보인 어린이 관객들은 편견 없는 질문과 솔직한 소감들로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질의시간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질문이 나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귀여워”, “잘했어요”라는 감탄과 격려가 들려왔다.

    포문을 연 것은 한 남자 어린이였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강 감독에게 “노래가 엄청 좋다. 감독님이 좋아하는 노래 한 소절 불러달라”고 요청해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렇게 많이 들었는데 가사가 기억이 안 난다”며 후를 기약한 강 감독은 질의를 마치며 질문을 한 어린이와 함께 헌트릭스의 ‘테이크 다운(Takedown)’을 불렀다. 어린이는 뛰어난 랩 실력을 뽐냈고, 강 감독 역시 그에 못지않은 노래 실력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강 감독은 이어진 “영화를 만들고 후회를 한 장면은 없냐”는 질문에는 “영화를 만들면서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는 것은 없다”고 했고, “진우는 왜 죽였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진우는 잘못을 많이 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원하는 것을 다 가지면 이상할 것 같아서 죽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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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상영으로 마련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상영 현장.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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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강 감독은 “루미랑 진우랑 뽀뽀하는 장면이 사라졌다던데 진짜냐”는 질문에는 “인터넷에 확산하고 있는 장면은 애니메이션을 실제 만든 스태프가 그린 팬아트”라고 답했고, “감독이 루미였다면 친구를 속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한 사람이라서 누구를 속이거나 그런 것은 못 한다”고 했다. 한 여자 어린이는 “혼자 봐도 재미있었지만, 여러 명이 보니 더 좋았다.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진심 어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싱어롱 현장을 찾은 이들은 수백명의 관객, 그리고 매기 강 감독과 함께한 특별한 경험에 대한 벅찬 소감을 전했다. 함께한 정예림(26) 씨는 “혼자가 아닌 여러 관객과 함께 영화관에서 ‘케데헌’을 보는 경험이 신선하고 재밌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봤을 때는 그저 재밌기만 했는데, 싱어롱을 통해서 영화가 줬던 즐거움까지 함께 공유하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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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상영으로 마련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상영 현장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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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율(12) 양은 “싱어롱을 즐기려고 응원봉도 가지고 왔다”면서 “집에서 혼자 ‘케데헌’을 봤을 때보다 사람들과 같이 부르니까 정말 좋았다”고 했다. 이날 강 감독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의 기회도 가졌던 서 양은 “내게 기회가 올 줄 몰랐는데 주변 분들이 도와주셔서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며 웃었다. 서 양의 아버지 서경웅(49) 씨는 “활동하고 있는 영화 동호회에서도 많이 이야기되는 영화”라면서 “케데헌을 처음 봤을 때부터 노래가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영 내내 반짝이는 응원봉을 열심히 흔들어 눈길을 끌었던 허승현(33) 씨는 “발광력이 좋은 뉴진스의 응원봉을 특별히 골라 들고 왔다”면서 “많은 사람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즐기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를 얻게 돼서 좋았다. 마지막 곡에서 떼창이 나왔을 때는 뭔가 하나가 되는 감동까지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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