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에도 다시 뛰는 환율
흔들리지 않는 파월에 달러 강세
사진은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미국 달러를 들어 보이고 있는 직원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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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재개됐지만 환율은 다시 1400원대를 향해 치솟고 있다. 역대 최대로 벌어졌던 한미 금리 격차 축소에도 달러 가치가 오히려 강세를 보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기저에는 예단하기 어려운 미국 통화정책 환경이 깔렸다. 점도표는 연내 추가 2회 인하를 예고했지만, 연준 내 의견이 상당히 나뉘었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했다.
또다시 1400원 목전에 온 환율
2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19일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마감 기준 전 거래일보다 5.8원 오른 1393.6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0.6원 오른 1388.4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이 점차 확대됐다.
야간 거래에서도 상승세는 계속됐다. 20일 야간장(새벽 2시)을 1397원에 마감했다. 주간 거래 종가 1393.6원에서 3.40원이 또 올랐다. 하루 사이 환율이 9원 넘게 폭등한 것이다. 장중 고가는 1399.5원으로 140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16일까지만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378.9원까지 내려왔다. 이는 지난 7월 25일(1377.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한미 금리 차가 줄어들면서 이론적으로는 미국의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비교적 상승한다. 게다가 연준이 점도표에서 연내 2회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라고 밝히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이는 ‘깜짝 완화 신호’로 해석됐다. 한은 현지 정보에 따르면 JP모건은 “올해 두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한 점도표는 ‘비둘기(dovish)’적 서프라이즈였으며, 고용의 하방리스크가 증가했다는 정책결정문도 완화적 변화”라고 밝혔다.
이에 실제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 때 96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美금리 인하 기대 과도했나
그러나 달러 가치는 곧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 현재는 97선으로 돌아왔다.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여전히 ‘매파적’이었고, 연준 내부의 신중론이 여전히 거세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연준 내부의 신중론도 여전히 강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의장을 포함한 11명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표를 던졌다. ‘트럼프 충성파’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만이 유일하게 ‘0.5%포인트 인하’(빅컷)에 투표했다.
직전인 7월 FOMC 회의에서 다수 의견인 ‘금리 동결’ 대신 0.25%포인트 인하에 표를 던졌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은 이번엔 다수 의견에 합세했다.
한은도 주요 투자은행의 의견을 인용해 이번 결정이 전반적으로는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웰스파고는 “점도표는 여전히 매우 분산돼 있으며, 이는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견해차가 상당함을 의미한다”며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인하가 리스크 관리 차원의 조정이며, 향후 정책 방향은 회의별로 판단할 것임을 시사하며 다소 매파적 어조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도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전망이 상당히 엇갈리고 있어 향후 미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탄탄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정도가 아니라는 주장을 일부 뒷받침하는 통계도 새로 나왔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9월 7∼1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1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3만3000건 감소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만건)를 밑돌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실업관련 지표가 한 주 만에 예상치를 하회하며 연내 추가 인하 기대를 억눌렀다”며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을 하회했고, 연속 청구건수도 192만명으로 컨센(195만명)을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이어 연방준비제도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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