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21일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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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21일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심 전 총장에게 12·3 비상계엄 당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지시 등에 관해 중점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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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부·선관위 검사 파견 의혹

심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고검 현관에서 ‘합수부 검사 파견 지시 여부’‘대검 검사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동 의혹’‘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포기 관련 입장’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심 전 총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박 전 장관으로부터 합수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박 전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박 전 장관이 심 전 총장에게 ‘합수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시했다. 박 전 장관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도 적용했다.

심 전 총장은 계엄 당일 박 전 장관과 긴밀히 소통한 정황도 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일 대통령실로 1차 소집된 국무위원 5명 중 1명이다. 당일 오후 10시16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11시30분 법무부 청사 회의실에서 국·실장 회의를 주최했다. 검찰국을 상대로 합수부 검사 파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장관은 심 전 총장과 국·실장 회의를 전후로 총 세 차례 통화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6월 5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후 차량에 오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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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계엄 당일 대검 소속 검사가 선관위로 출동했다는 의혹도 조사했다. 특검팀은 지난 9일과 지난달 27일 각각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을 불러 ‘검찰 선관위 출동’ 의혹 경위를 조사했다. 앞서 방첩사 관계자들은 정 전 처장으로부터 선관위 서버 확보 임무를 받으면서 ‘선관위에 곧 검찰과 국정원이 갈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바 있다. 정 전 처장은 검찰은 언급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심 전 총장이 법원의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이후 즉시항고를 하지 않아 고발된 사건도 질의할 예정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지난 3월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심 전 총장을 고발했다. 당시 검찰 수사팀에서는 상급심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대검 부장 회의 등을 거친 끝에 석방 지휘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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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소환 전 혐의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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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전 총장 진술에 따라 박 전 장관 수사가 분수령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대검은 "방첩사 등 어느 기관으로부터도 계엄과 관련한 파견 요청을 받거나 파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해왔다. 박 전 장관 측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계엄법과 시행령에 따라 파견 검토를 했다는 입장이다. 심 전 총장과 통화에서도 파견 관련해 미리 검토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도의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조만간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시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 본부장에게 출국금지팀 대기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또 법무부 교정본부에 수용 인력을 점검하고 공간 확보를 지시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교정본부장은 새벽 1시9분쯤부터 약 10분간 교정시설 기관장들과 영상회의를 열고, ‘수용 여력을 점검하라’는 등의 지시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보름·김성진 기자 kim.boreu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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