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영국·프랑스 등 G7도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韓 ‘두 국가 해법’ 지지하지만 팔 국가 인정은 아직
이스라엘·미국 극렬 반대 “하마스에 대한 보상” 반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총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 회의는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동 주최한 것으로,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승인해, 이스라엘과의 갈등을 ‘두 국가 해법’으로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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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22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공식 승인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한 곳은 153개국으로 늘어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두 국가 해법(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모두 국가로 인정하고, 분쟁을 중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는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 오늘 프랑스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한다”라고 선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두 국가 해법의 가능성 자체를 보존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와 안정 속에서 나란히 살아가게 하기 위해 힘닿는 대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합류로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승인한 곳은 153개국으로 늘어났다. 기존에 147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데 이어 지난 21일 영국과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이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승인했다. 22일 오전에는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가 승인 대열에 섰다.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한 마크롱 대통령은 일찍부터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도 팔레스타인 공식 국가 인정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공습에 대한 비판과 반감이 국제사회를 ‘두 국가 해법’으로 눈 돌리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 조사위원회(COI)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민간인들에 대한 제노사이드(대량학살)이라 규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세력)를 남겨둘 수 없다는 명분을 앞세워 전면 지상전을 계속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가자전쟁 휴전 후 1년 이내에 개혁과 선거 실시를 약속하며 “팔레스타인이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되도록 지지를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과 유대가 깊은 미국은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PA 관계자 80명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하거나 취소해, 아바스 수반도 영상으로 연설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현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인은 상징적 의미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서방 선진국들이 연이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대열에 서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번 발표로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5개국이 됐다. 이탈리아에서는 연이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벌어지며, 공식 국가 인정에 소극적인 정부를 비난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주요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공식 국가 인정은 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두 국가 해법은 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뤄진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 표결과 지난 12일 유엔총회에서 두 국가 해법의 이행을 지지하는 결의를 채택할 당시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는 중국과 인도가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인에 대해 “이는 외교가 아니며 보여주기식 공연일 뿐”이라 응수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주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가진 회견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움직임에 대해 “대체로 상징적인 일”이라며 “팔레스타인 국가가 가까워지는 것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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