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몰도바 총선 치를 예정
친유럽 성향 정부 흔드는 가짜뉴스 유포돼
동유럽의 소국인 몰도바가 오는 28일 101석 의회를 새로 뽑는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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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 외신은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이 이날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총선에 영향을 줄 의도로 수백 명에게 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몰도바 당국은 이날 러시아가 배후에서 지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소요 사태 음모를 적발해 74명을 체포했다.
앞서 몰도바 경찰은 보안군과 함께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250건의 수색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74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번 소요 사태 음모는 러시아 연방에서 범죄 세력을 통해 조율됐다"고 밝혔다. 빅토르 푸르투나 몰도바 검찰청 조직범죄 및 특수사건 담당 검사장은 "체포된 74명은 최대 72시간 구금될 예정"이라며 "대부분은 세르비아로 체계적으로 이동해 훈련받았고 연령대는 19세에서 45세 사이다"라고 설명했다.
허위정보·금권선거·매표 등 각종 왜곡·불법 행위 난무한 몰도바 총선
몰도바의 선거는 전통적으로 허위정보, 금권선거, 매표 등 각종 왜곡·불법 행위의 표적이 돼 왔다. 이번에도 온라인 허위정보가 친유럽 성향 정부를 흔들기 위해 활발히 유포되고 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마트료시카'로 불리는 정교한 친러시아 허위정보 캠페인이 몰도바에서 활동을 강화하는 추세다. 합법적 언론 매체를 가장해 "산두 대통령이 2400만달러(약 330억원)를 횡령했다" "정신작용제에 중독됐다"와 같은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 산두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이후에도 "범죄 세력이 국민의 표를 매수했다"며 이를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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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몰도바 의회는 친유럽 성향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이끄는 행동과연대당(PAS)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총선에서 PAS가 승리하면 몰도바는 2030년까지 EU에 가입한다는 목표를 계속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친러시아 성향 야당들의 정권 탈환 의지도 만만치 않다. 몰도바의 심장당, 몰도바의 미래당, 사회주의자당, 공산당 등 친러시아 성향 야당들은 PAS에 맞서기 위해 '애국 블록'을 구성해 세력을 결집했다. 이에 로이터 통신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PAS가 다수 의석을 잃거나 군소 정당들과 연합정부를 구성해야 할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친러시아 야당이 승리하면 몰도바의 EU 가입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산두 대통령과 PAS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도 위기를 겪었다. 산두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2차 결선 투표까지 가서야 친러시아 성향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대선에서는 EU 가입 지지에 대한 국민투표도 함께 치렀는데 찬성이 50.35%로 과반을 겨우 기록했다. 몰도바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고질적인 부패 문제를 겪고 있는 것도 산두 대통령과 PAS에 악재다.
반면, 러시아는 오히려 몰도바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러시아 감정을 일부러 부추기고 있으며 유럽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지난달 몰도바를 방문해 산두 정부와 EU 가입 시도에 대해 지지를 확인했다. 친EU 성향의 산두 대통령과 여당인 '행동과연대당(PAS)'은 집권을 유지해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몰도바를 EU 진영에 안착시키길 바라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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