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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너무 빨리 꺼낸 국힘 장외투쟁 카드…다음은 단식·삭발인가[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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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힘, 28일 장외집회 예고…張취임 후 벌써 두번째

    장외집회 매달린 황교안…극우 결탁하고 총선 참패

    장외투쟁 카드 소진한 국힘, 단식·삭발 카드만 남아

    당원게시판서도 "황교안 때처럼 폭망할 것" 비난

    의미없는 장외투쟁 대신 무당층 잡기 나서야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28일 서울시청 대한문 앞에서 장외집회(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연다. 지난 21일 동대구역 장외집회에 이어 두 번째다. 장동혁 대표 취임 한 달 동안 무려 두번이나 장외집회를 열게 됐다. 중앙당은 공문을 통해 서울·경기 등 수도권 당원협의회에는 각 200명 이상, 지방 당원협의회에는 각 100명 이상 참석자를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장외투쟁은 원내에서 뾰족한 돌파구가 없을 때 꺼내는 최후의 카드다. 먼저 국민 여론이 든든한 뒷받침이 돼야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21일 대구 현장에서 직접 만난 참가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야당이 불쌍해 힘을 보태주러 나왔다”는 정도의 답변이 다수였다. 당은 “집회 참석 인원은 5만명 이상이었고, 장동혁 대표 연설 때는 7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2만명으로 추산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행보를 ‘황교안 시즌2’로 보는 이들도 많다. 2019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광화문에서 연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며 전광훈 목사 등 이른바 극우 세력과 손을 잡았다. 그 대가로 중도보수와 결별했고, 2020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은 참패했다.

    22일 국회 행안위 정부조직법 개정 논의에서도 장외투쟁의 역효과가 드러났다. 여당은 “국민의힘은 전날 이제 100일 지난 이재명 정부를 물러나라고 장외 집회를 열었다”며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변변한 반박을 내놓지 못했고, 야당의 정부조직법 개정 반대 논리는 정치공세로 치부돼 힘을 잃었다.

    이제 장 대표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장외투쟁을 조기 소진한 만큼 ‘황교안 시즌2’가 이어진다면 남은 수순은 단식이나 삭발 같은 투쟁뿐이다. 공교롭게도 장 대표는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하며 합장 대신 목례로 인사해 논란을 빚었다. 황 전 대표도 당대표 시절 합장을 거부하고, 추석에는 조계종에 육포를 보내 구설에 올랐다.

    장외집회 이후 국민의힘 한 책임당원은 당원게시판에 “억지 동원과 사이비와 결탁한 장외투쟁, 이게 먹히겠나. 황교안 때처럼 폭망할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책임당원은 “‘탄핵의 강’도 못 건너면서 무슨 싸움이냐, 극우 모아 백날 (집회)해봐야 민주당 못 이긴다”는 글을 올렸다.

    한국갤럽이 지난 19일 발표한 정당지지도에 따르면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 무려 28%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24%)이 무당층을 잡으면 민주당(41%)과의 간극을 메우고도 남는다. 국민의힘은 이제 장외집회가 아닌 무당층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들을 때다.

    이데일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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