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 14.2%
2014년 2분기 후 역대최고 기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득과 신용이 낮은 상태에서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비중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약차주 4명 중 1명은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차주로 그 비중은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은행 대출 비중이 높고 70세 이상 초고령층 대출 비중이 2030세대를 압도하는 등 국내 자영업자 금융안정 상황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9월)’에 따르면 저소득 혹은 저신용 다중채무자로 정의하는 취약차주는 2025년 2분기 말 현재 가계 및 자영업자 기준으로 각각 138만3000명, 43만7000명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각각 가계대출 99조9000억원, 자영업자대출 130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가계 취약차주의 비중(차주 수 7.0%, 대출 5.2%)은 2021년 이후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영업자 취약차주(차주 수 14.2%, 대출 12.2%)는 2022년 하반기 이후 계속 상승했다.
이에 올해 2분기 자영업자 취약차주 수 비중과 대출 비중은 모두 2014년 2분기(차주 수 14.3%, 대출 12.9%)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취약차주가 가지고 있는 대출의 질 또한 더 취약했다. 가계 취약차주의 비은행 대출 비중은 2021년 말부터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영업자는 2022년 이후 지속해서 상승했다. 비은행 대출은 통상 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아 상환 여건이 더 안 좋다.
나이별로 봐도 자영업자 취약차주는 부실 위험이 더 컸다. 가계 취약차주 중 70세 이상 고령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로 20~30대 차주(22.2%)의 약 44% 수준에 불과하나,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경우 고령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28.7%)이 20~30대 차주(8.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 취약차주 중 연체차주 비중도 전례 없이 치솟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취약차주 중 연체차주의 비중은 25.6%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또 가계 차주의 경우 연체지속률이 대체로 과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2021년 1분기 말 75.6% → 25년 2분기 말 74.9%)했으나, 자영업자 차주의 연체지속률은 대체로 상승세(69.8% → 77.4%)를 이어왔다.
연체율은 가계와 자영업자를 막론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 및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분기 말 0.93%, 1.78%를 기록했다. 두 집단의 취약차주 대출 연체율도 각각 10.48%, 11.34%를 나타냈다. 가계 및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진입률도 각각 3.90% 및 4.42%로 비교적 높았다.
한은은 “최근 가계 및 자영업자 취약차주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취약차주의 연체진입률과 연체지속률이 모두 상승세를 보이는 등 취약차주의 부실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확대·장기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 기대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한은은 우리나라의 금융기관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일부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번 금융안정 상황 점검을 주관한 신성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홍태화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