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 14% 돌파
4명 중 1명 70세 이상 고령화 뚜렷
3년째 이자 비용도 못 번 기업 17%
11일 임대 현수막이 내걸린 서울의 한 상가 건물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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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으로 빚 갚기 힘든 자영업자도, 기업도 늘고 있다. 자영업자 차주 가운데 저소득 혹은 저신용 다중채무자인 취약차주 비중이 꾸준히 늘어 14%를 넘겼고 이들의 연체율은 전체 평균보다 약 6배 높았다. 이자도 갚기 힘든 한계기업의 비율도 금융위기 당시인 201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취약차주는 43만7,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대출 잔액은 130조2,000억 원이다. 전체 자영업자 차주 가운데 그 비중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다. 차주 수로는 14.2%, 대출 잔액은 12.2%까지 각각 치솟았다.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가 총 1%포인트 낮아졌지만 이들의 연체율은 11.34%로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 취약차주 가운데 연체자 비율은 25.6%로 장기평균(2012년 1분기~2025년 2분기)인 16.7%를 크게 웃돌았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금리 인하로) 원리금 상환 부담은 완화됐겠으나 매출 등 수익성 부분 개선이 부진한 점 등이 요인이 됐을 것"이라며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때문에 앞으로도 취약자주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고령화도 뚜렷했다. 자영업자 취약차주에서 70세 이상 고령자는 4명 중 1명꼴(28.7%)로 집계됐다. 이런 현상은 카드론에서 두드러졌다. 2023, 2024년 중 카드론 잔액이 16.9%나 늘었는데, 이때 중년·고령층(50세 이상)과 사업·생계형 자금 수요인 자영업자에게서 크게 유입됐다. 그러면서 저소득자 비중이 늘고 카드론 연체율(2분기 말 기준 2.4%)은 계속 증가해 카드사 건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됐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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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한계기업 비중도 7.0%… 부동산·숙박음식업 등 비중 높아
비교적 규모가 있는 기업도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전체 외감기업1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1%로 전년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높은, 즉 이자보상배율이 1을 하회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된 경우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한계상태가 3년 이상 이어진 기업의 비중도 2023년 36.5%에서 2024년 44.8%로 급등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정상상태로 회복한 기업의 비중은 16.3%에서 12.8%로 쪼그라들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39.4%)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컸다. 숙박음식(28.8%), 정보통신(20.8%), 석유화학(11.1%) 등이 뒤를 이었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공급과잉 이슈 등이 부각되고 있는 석유화학 및 전기전자 업종 등에서 한계기업 비중 상승이 두드러졌다"면서 "건설 및 부동산 업종은 기업 수 기준으로는 늘었으나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보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비은행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 한계기업의 비중은 더 불어났다. 기업 수 기준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끊고 5.5%에서 7.0%로 반등했다. 유형별로 보면 수익 측면에서 실적부진으로 고위험이 된 경우와 재무구조 측면에서 과다차입으로 문제가 된 경우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2024년중 전반적인 기업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계기업의 비중이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이런 흐름을 보고 최근 한계기업 증가가 경기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 등에도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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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감기업
독립된 외부 감사인(공인회계사 또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재무제표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검증받아야 하는 기업.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500억 원 이상인 주식회사 및 유한회사 등이 포함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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