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자 못갚는 한계기업 14년 만에 최대...취약 자영업자 대출도 130조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출 이자조차 갚기 어려운 한계기업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로 불어났다. 빚을 갚기 어려운 자영업자의 대출도 130조원을 넘어섰다.

    중앙일보

    서울 시내 비어 있는 상가.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이 어려운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 비중은 17.1%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0.7%포인트 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한계기업은 2023년 12.8%에서 지난해 13.7%로,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7.4%에서 18%로 비중이 커졌다. 더 큰 문제는 이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점이다. 한계 상태가 3년을 넘긴 기업의 비중은 2023년 36.5%에서 지난해 44.8%로 늘었다. 부동산(39.4%), 숙박ㆍ음식(28.8%), 정보통신(20.8%), 석유화학(11.1%) 등 대부분 업종에서 한계기업이 늘었다.

    오랜 경기 침체에 매출은 줄고,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취약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미뤄지고, 제품 차별화 등을 하지 못해 경쟁력이 저하된 사업이 늘어난 구조적 요인도 크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 과잉 등으로 석유화학·전기전자 업종에서 상승이 두드러졌다"며 "건설·부동산은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늘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신용공여액(대출·보증 등) 규모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도 규제 완화나 특례, 생산적 금융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 취약차주는 138만3000명, 자영업자 취약차주는 43만7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가계대출은 99조9000억원, 자영업자 대출은 130조2000억원에 달한다.

    가계 취약차주의 비중은 전체의 7%, 대출 규모론 5.2%에 해당한다. 정부가 빚 관리에 나선 2021년 이후 줄곧 비슷하다. 반면 자영업 취약차주의 비중은 14.2%, 대출금 비중은 12.2%로 2022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언제든 저신용·저소득, 다중채무자 등이 될 수 있는 잠재 취약차주(가계)의 비중은 17.7%에 달한다. 장 국장은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취약차주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가계 취약차주의 비은행권(제2금융권) 대출 비중은 60.5%, 자영업자는 53.9%로, 일반 차주(가계 36.9%, 자영업자 38%)보다 월등히 높다. 빚을 갚지 못한 비율(연체율)은 가계 대출은 10.48%, 자영업자 11.34%로 2022년 이후 큰 폭으로 늘었다. 자영업 취약차주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자는 28.7%로, 20·30세대(8.7%)보다 3배 이상 많아 경제 전반의 약한 고리가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박유미 기자 park.yumi@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