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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이게 블록체인 맞나?”...화재 한번에 모바일 신분증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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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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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모바일 신분증 또한 한때 먹통이 됐다. 항공기 탑승이나 병원 진료 접수에서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한 곳의 화재로 인해 모바일 신분증에 장애가 발생하자 업계에서는 “진정한 블록체인 기술이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신분증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행정안전부는 2020년 모바일 공무원증을 시작으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에 이어 올해 주민등록증까지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을 적용해 구현했다.

    DID는 블록체인 기반의 신원 증명 방식이다. 정보 주체가 신원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원 정보는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받는 개인의 스마트폰 안에 보관된다. 기존처럼 중앙화된 서버에 신원 정보를 모두 저장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산 환경이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가치인데, 이것이 구현되지 않는다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면 국정자원이라는 중앙 서버에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분산된 네트워크들이 유지되기 때문에 전체 서비스가 먹통이 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모바일 신분증은 정부가 관리 주체라는 점에서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완전 분산형인 ‘퍼블릭 블록체인’보다는 허가된 주체만이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설계됐을 것”이라며 “기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블록체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모바일 신분증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국정자원에 저장돼 있어 지난 26일 발생한 화재가 곧바로 모바일 신분증 장애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블록체인 기반인데 단일 장애 지점(SPOF·이중화되지 않은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전체 또는 일부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이 발생했다는 것이 난센스”라며 “모바일 신분증 사업은 무늬만 블록체인”이라고 비판했다.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현재 운영을 맡은 한국조폐공사가 일단 신규 발급과 재발급을 제외하고는 운영을 재개했다.

    정부 서비스 가운데 상대적으로 빠르게 복구된 편이지만 화재 발생 이후 초기에는 전국 공항과 병원 등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한 신분 확인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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