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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美·이 ‘가자평화구상’ 합의…“하마스 무장해제·민간정부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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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가자평화구상’ 20개항 공개

    하마스, 72시간내 인질석방·비무장화

    이, 단계적 철군…평화委, 가자재건 관리

    트럼프 “하마스 거부땐 이, 직접 끝내”

    하마스 신중론…“무장해제” 수용 미지수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국빈 식당(State Dining Room)에서 열린 기자회견 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을 수용할 것을 촉구해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하마스에는 남은 인질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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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미국이 제안한 ‘가자 평화구상’에 이스라엘이 합의하면서 만 2년간 이어온 가자지구 전쟁이 중대기로에 섰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합의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의 ‘하마스 궤멸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 압박했다. 하마스가 ‘무장해제’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하마스 당국자는 “아직 문서를 받아보지 못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가자에 민간정부 구성...‘평화구상’ 20개항 내용 보니=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평화구상’ 실행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총 20개항으로 구성된 계획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동의할 경우 전쟁은 즉시 종식되며, 이스라엘군은 인질석방을 위해 합의된 전선으로 철수한다. 이 기간에 공습과 포격 등 모든 군사 작전은 중단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이 합의를 공개적으로 수용한 지 72시간 내에 억류 중인 인질을 송환해야 한다. 이어 이스라엘 측은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 7일(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시점) 이후 구금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가자 주민 1700명을 석방한다.

    이후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임시로 통치하게 된다. 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뤄온 국제전문가들이 위원회에 들어갈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위원회는 치안 등 공공서비스를 운영하고, 가자지구 재건의 주축이 된다. 이 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참여하는 평화위원회라는 임시 국제기구의 감독을 받게 된다. 가자지구 재건 지원계획에 참여하는 국가에는 우대 관세 등 혜택을 주는 특별경제구역을 설립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은 아랍 국가, 국제파트너들과 협력해 임시 국제안정화군(ISF)도 창설키로 했다. 이 군대는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경찰력을 훈련하고, 가자지구 국경안보도 지원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거나 합병하지 않고, 점유하고 있는 가자지구 영토는 ISF에 점진적으로 이양하도록 했다.

    ▶“합의 안 하면 궤멸전” 하마스, ‘무장해제’ 받아들일까=트럼프 대통령은 평화구상에 대해 “양측(이스라엘과 하마스)이 이 제안에 동의하면 전쟁은 즉시 끝날 것”이라 강조했다.

    반면 하마스가 합의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네타냐후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데(하마스 축출) 있어 더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 말했다.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하마스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어길 경우에 대해 “이스라엘은 스스로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하마스 완전 제거를 위한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72시간 내 합의를 압박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 없이 ‘하마스 무장해제’ 조건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평화구상에는 “평화적 공존을 약속하고 무장을 해제하기로 한 하마스 구성원에게는 사면이 부여될 것”과 “가자를 떠나고자 하는 하마스 구성원에게는 수용국으로의 안전한 통행이 제공될 것”이 제시됐다. 무장정파가 무장을 해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조직 해체나 다름없다.

    이 때문인지 하마스는 가자지구 평화구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당국자 마흐무드 마르다위는 이날 알자지라 무바시르 TV 인터뷰에서 “아직 문서를 못받았다”며 말을 아꼈다. 하마스 연계 무장조직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는 지도자 지아드 알나칼라 명의의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평화구상이 “지역을 폭파시키는 처방”이라 규탄했다.

    ▶아랍 8개국·유럽 주요국 지지, PA “환영”...힘 받는 종전안=하마스를 제외하고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부터 아랍·무슬림 국가들, 유럽 주요국 등이 이번 평화구상에 지지를 보냈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통치권을 놓고 경쟁해온 PA는 성명을 통해 “가자에서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지하고 굳센 노력을 환영하며, 평화로 가는 길을 찾는 그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PA는 이번 구상에서 향후 가자통치기구 참여가 배제된 상태다. 그럼에도 평화구상에 담긴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미국과 지역, 기타 파트너들과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아랍권이거나 무슬림이 다수인 8개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지지를 보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도 이번 종전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전쟁종식과 모든 인질석방 보장에 대한 헌신을 환영한다”고 게시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도 기자들에게 트럼프의 계획이 “가자지구에서의 끔찍한 전쟁을 끝낼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위원회에 참여하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성명에서 이번 계획이 성사되면 “전쟁을 종식하고 가자에 즉각적인 구호를 제공하며, 주민에게 더 밝고 나은 미래의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절대적이고 지속적인 안보와 모든 인질석방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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