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PG) |
2025년 현재,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는 약 36조~37조 달러에 달한다. 정부 공식 통계와 글로벌 경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전체 국가부채(연방·지방정부·공채·기업·가계 포함)는 89조~90조 달러를 넘어서며 미국 국내총생산(GDP, 약 29조~30조 달러)의 세 배를 초과한다. 연방정부 단일 부채만도 GDP 대비 124~126%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자 부담 역시 2025년 기준 연간 6천800억 달러 이상, 전체 예산의 16%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은 2000년대 이후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해마다 악화해, 국채 발행과 부채 누적이 구조적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령화, 사회보장·의료복지 지출, 국제정책(군비, 동맹 지원), 코로나 회복 등 지출 증가가 근본 원인이다. 그러나 그 여진은 미국만이 아니라, 달러와 미 국채 중심 글로벌 금융질서와 동맹국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외환 의존 국가에도 고스란히 전가된다.
◇ 미국 국채의 숨은 기둥, 스테이블코인
미국의 부채 확대는 단순히 국채 발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바로 스테이블코인이 해낸다. 세계 최대 발행사인 테더(Tether), 서클(Circle)의 USDT·USDC 등은 발행액의 상당수를 미국 단기 국채(T-bill, 만기 1년 이하 단기 정부증권. 안전자산 이미지 덕에 세계 금융기관·스테이블코인 등이 대량 매입)와 회사채 및 예금에 투자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팽창이 곧 미 국채 매입세 확대, 즉 글로벌 금융 유동성이 미국 국채로 몰리는 큰 흐름을 만든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2024~2025년 연 1천억 달러 이상 발행)의 힘을 미국 국채 수요 확대로 연결해, 달러 패권을 연장할 숨은 기둥으로 삼는다. 표면적으로는 '안정적 디지털 자산', '금융혁신' 구호를 내걸지만, 본질은 미국 부채의 글로벌 분산과 위험 이전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한국·일본 등)에 미국의 글로벌 안보와 금융질서 유지를 위해 더욱 많은 자금 분담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실제 정책에서는 '혈맹' 미사여구 뒤에 부담 전가와 금융 주권 침해를 자주 반복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2위 기축통화(엔화) 보유국으로 달러 영역 방어력이 있으나,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니라 달러 의존도가 높고, 외부 유동성 충격에 극도로 취약하다.
가계, 기업, 정부 모두 외국자본과 국제유동성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미국발 금융 정책 충격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구조다.
IMF 외환위기의 트라우마, 글로벌 금융위기 속 통화불안,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쇼크에서 한국은 언제든 외자 유출→신용등급 하락→금융위기 악순환을 경험할 수 있다. 미 국채와 스테이블코인 구조는 미국의 부채 위험을 동맹국에 은밀하게 이전시키는 기제로서, 한국에는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 미국 따라 하기의 함정,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의 방향
한국이 미국식 부채 모델과 스테이블코인을 무작정 도입하면 위험은 곧장 증폭된다. 미국은 세계 경제 1위이며 달러 패권과 금융시장의 깊이, 채무상환 능력 등 '기축통화국'으로 부채 구조를 견디지만, 한국은 똑같은 모델을 100% 모방하면 외자유출, 채무불이행, 신용등급 하락, 국가부도까지 연결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정책은 미국 국채, 달러 기반이 아니라, 자체 실물경제, 지역 금융, K-콘텐츠, STO(증권형토큰. 부동산, 지식재산권, 탄소, 콘텐츠 등 실물자산 기반 증권형 토큰을 발행해 안정성·신뢰·데이터 투명성을 모두 갖춘 차세대 금융·자산관리모델) 등 실질적 국가자산과 연결돼야 한다.
즉, 블록체인 자산, 한국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예: KSW, K-Token 등)을 개발함으로써, 동남아 및 아시아 신흥시장 등에서 금융중심지와 액티브 조달 체계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외자 의존에서 벗어나 자본조달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미래 산업과 친환경 에너지 펀드, 혁신성장 지원 등 정책금융의 혁신이 우선해야 한다. 여기에 지역 금융, 지역자산 기반 STO, 공공기금-민간 펀드 조합도 함께해야 한다. 또한, K-콘텐츠와 실물 산업 중심의 자산 디지털화, 신기술 글로벌 공급망, 블록체인 연계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이렇게 하면 '빚'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미래세대에 '기회의 집'을 물려주는 국가전략을 세울 수 있다. 미국·일본·중국 등과의 협력·경쟁 구도에서 주체적으로 금융 주권을 세우고, 만약 세계 금융위기가 올 경우에도 스스로를 방어할 기반을 축적해야 한다.
미국의 '거대한 부채 저택'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을 품고 있고, 스테이블코인은 그 구조를 보이지 않게 떠받치는 숨은 기둥이다.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비용·위험이 전가되는 현실, 기축통화국의 특권이 없는 한국의 구조적 취약성은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금융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는 시점, 한국은 더 이상 미국식 부채·스테이블코인 정책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K-콘텐츠, 기술 자산, 지역 특산자산 같은 실물 기반 블록체인·STO·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개발하고, 정책·지역·민간금융이 다층적으로 협력해 미래 성장과 금융 주권을 세워야 한다. 미국식 집을 지탱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안전한 집', '혁신의 집'을 짓는 미래 한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태수 웹 3.0·블록체인 전문가
▲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 한국인터넷미디어윤리위원회 이사장. ▲ 세계스타트업포럼 대표.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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