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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트럼프 “하마스, 종전안 거부땐 이스라엘이 직접 끝낼 것” 최후통첩…하마스, 무장해제 수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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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의시 즉각 휴전·인질 전원 72시간 내 석방”

    트럼프 ““거부시 이스라엘 해야 할 일 지지”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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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갖고 ‘가자 평화 구상’을 발표했다.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이 이를 수용하면서 2년 가까이 이어진 가자전쟁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다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동의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해 중동 정세는 긴장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하마스가 합의를 수용하면, 가자전쟁 발발 2주년(10월 7일)을 앞두고 전투가 멈추고 인질 석방, 전후 가자지구 통치체제 정비 등 후속 조치가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 그러나 하마스가 거부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예고한 만큼, 지역 불안정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평화 구상(20개 항목)에서 “가자지구는 테러 없는 지역이 되고, 주민들을 위한 재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구상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에 서명하는 즉시 전투가 중단되며, 모든 인질은 72시간 이내에 석방된다. 하마스 인원 가운데 무기 폐기와 평화적 공존을 약속하는 경우에는 사면이 주어지고, 가자지구를 떠나고자 하는 구성원은 안전한 통행을 보장받는다. 이스라엘군은 단계적으로 철수하게 된다.

    네타냐후, 카타르 총리에 전화해 공습 사과…트럼프 “하마스, 3일내 종전안 받아들이거나 궤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평화를 향한 역사적 날”이라고 선언하면서도, “하마스가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하마스도 이 일을 마무리하길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는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하마스가 거부한다면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지속을 승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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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지구 지도



    네타냐후 총리도 “우리는 가자전쟁을 끝내고 중동 평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계획은 우리의 전쟁 목표 달성에 부합한다”고 강조한 그는, 다만 강경한 안보 입장을 고수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유로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통화해 도하 공습에 대해 사과했다. 당시 공습은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했지만 카타르 보안 요원 1명이 사망했다.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인 카타르는 오랫동안 미·이스라엘의 요청으로 하마스 중재 역할을 해왔던 만큼 강력히 반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 공습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불편한 기류를 드러냈다.

    카타르 측은 중재 재개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사과를 요구했고, 결국 네타냐후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카타르 공격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고,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대해서는 “모두 하마스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에 사흘 안에 종전안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전멸을 각오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제안을 지연시키거나 거부하면 이스라엘군이 테러 요소를 제거한 지역에서만 치안, 원조가 이뤄질 것이라며 추가 군사작전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임무 완수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하마스 궤멸전 지원을 공식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 신중론…무장해제 수용 미지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과 관련해 “아직 문서를 못받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당국자 마흐무드 마르다위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 직후 알자지라 무바시르 TV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마스 지도부 공식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 평화구상’이 이스라엘과 주변국의 강한 지지를 얻고 있으나 평화 안착에 이르는 길은 첩첩산중일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총 20개 항에 이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이 세부적 로드맵이라기보다는 대략적 스케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짚었다.

    가디언은 “하마스가 자신들이 모든 무기 또는 대부분을 포기해야 하고 트럼프가 이끄는 기술관료적 ‘평화위원회’가 가자를 장악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적으로 담은 계획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가능성 열어둬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평화구상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가능성까지 열어둔 점도 특징이다. 핵심 조치는 ▷즉각적인 전투 중단 ▷현 전선 동결 ▷72시간 내 인질 석방이다. 여기에 전후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위원회’라는 임시 행정체가 통치하며, 이 위원회는 기술관료 중심으로 구성돼 하마스는 배제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주요 국제 인사들이 참여하는 ‘평화 위원회’의 감독을 받도록 설계됐다.

    이번 계획에는 블레어 전 총리의 의견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어는 네타냐후에게 팔레스타인 행정 참여 등 일부 조건을 수용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중재자로 평가되지만, 이스라엘 강경파 사이에서는 반발이 크다.

    워싱턴포스트(WP)는 블레어의 평판이 팔레스타인 사회에서 극도로 엇갈린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안전한 이스라엘과 독립된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협상을 통한 영구적 분쟁 해결’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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