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30일 열린 모더나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코로나19 및 롱코비드 현황과 대응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모더나코리아 |
올해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관련 예산이 줄고 구매한 백신량이 감소하면서 예비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통기한 등을 고려한 '효율적' 백신 접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0일 서울 강남구에서 모더나코리아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고위험군 보호를 위한 지속 가능한 mRNA 백신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부족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위해 지난 절기 75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했지만 490만명 정도만이 접종을 완료하는 데 그쳤다. 접종률은 47.8%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남은 백신을 일부 폐기하는 일이 발생하자 기획재정부는 올해 백신 예산을 삭감, 백신 물량을 530만명분으로 제한했다. 65세 이상 인구에 전년도 접종률을 곱해 백신 물량을 '딱 맞춰' 구매한 것이다.
이 교수는 "만약 지난해보다 1%라도 접종률이 오르면 올해 백신이 부족하게 된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상황을 정부가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어떤 백신이라도 오접종되거나 폐기되는 물량을 고려해 일정 수준의 예비 물량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는 제대로 고려되지 못한 상황이다. 또, 직전 절기보다 지난해 예방 접종률이 6%가량 늘었고 올해는 이 정도로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적게 사더라도 600만명분 이상은 구매를 해야 했다"며 "4주 정도 지나면 전국 곳곳에 백신 품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하는 것이다. 예컨대 모더나 백신은 약 80일의 유효기간을 가지고 있어, 정부가 유효기간이 가까운 물량부터 우선 접종하도록 안내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재갑 교수는 "이런 이야기를 감염병 전문가가 굳이 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부분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점점 후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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