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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채상병 특검, 심우정 첫 소환... 尹 향하는 '런종섭' 의혹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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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
    이종섭 '호주 대사' 출국 당시 법무부 차관
    특검, 안규백도 소환... 구명로비 참고인


    한국일보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이명현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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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30일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이종섭 도피성 호주 대사 임명 의혹'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금지가 돌연 해제됐을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심 전 총장이 도피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조태열·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의지'를 언급하는 등 이 전 장관의 이례적 호주 대사 임명 논란을 둘러싼 수사 칼끝은 윤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출입국 관리 담당... 尹 지시 받았나?


    심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55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이다. 심 전 총장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이 전 장관 대사 임명이 문제없다고 보고했나', '출국금지 심의에 앞서 이 전 장관 출국금지를 해제하자고 말한 사실이 있나', '피의자를 출국시키는 게 검사 출신으로서 용납할 수 있는 일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이동했다.

    심 전 총장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가 해제된 2024년 3월 법무부 차관이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선상에 올라 출국이 금지된 상태였지만, 돌연 호주 대사로 임명되며 출금 조치도 해제됐다. 윤 전 대통령이 주요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려는 목적으로 해외 공관장에 임명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런종섭 논란'이 불거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이 전 장관은 출국 11일 만에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귀국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심 전 총장은 2024년 3월 법무부 차관으로서 출입국 관리 사무 관련해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는 직책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심 전 총장을 상대로 이 전 장관 출금 해제 당시 △윤 전 대통령 및 대통령실의 지시 및 보고사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이 전 장관 인사검증 과정 및 결과 보고 △법무부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심의 및 결과 보고 내용 등을 캐물었다. 특검팀은 지난달 심 전 총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폰의 디지털포렌식 및 선별 작업을 완료했다.

    이종섭 전 장관 도피성 호주 대사 임명 의혹의 정점에 윤 전 대통령이 있다는 특검팀의 의심은 점차 사실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이 전 장관의 귀국 명분이 된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급조 배경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이 별도의 공관장 회의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파악됐다. 조 전 장관의 전임자인 박진 전 장관도 "이 전 장관 대사 임명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지만 대통령 뜻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진술을 내놓은 바 있다.

    안규백 '구명로비 의혹' 참고인 조사


    특검팀은 이날 오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안 장관은 해병대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2023년 8월 2일 임 전 사단장과 14분간 통화했는데, 이 통화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게 특검팀 설명이다. 정 특검보는 "안 장관이 임 전 사단장과 고교 선후배 관계기도 하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기도 했기 때문에 해당 통화가 중요한 내용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공수처 수사 단계에서 이 같은 통화 기록이 문제가 되자 "야당 의원으로서 순직 사건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고, 구명로비와는 관계없다"고 밝힌 바 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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