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경향신문 자료사진 |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의 조사 요구에 불응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특검이 세 번째로 소환한 지난 17일 국가보훈부가 후원한 행사에 참석해 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보훈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김 목사는 지난 17일 보훈부가 후원하고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주관한 ‘한·미동맹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미동맹대상을 수상했다. 이날은 채상병 특검팀이 참고인 신분인 김 목사에게 지난 8일과 11일에 이어 세 번째로 소환 조사를 요청한 날이다. 김 목사는 특검의 참고인 조사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다.
한·미동맹재단은 당시 김 목사에 대해 “2023년 완공돼 한·미동맹의 상징물이 된 워싱턴 한국전 참전 용사 ‘추모의 벽’ 건립 기금 마련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러한 헌신이 한·미동맹의 미래 세대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수상 소감으로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없지만 한·미동맹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을 대신해 감사함으로 받겠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김 목사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 지난 17일 행사에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를 포함한 한·미동맹 콘퍼런스 사업 2건에 올해 총 2억9000만원의 보훈부 예산이 투입된다.
김용만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행사에 논란이 되는 인물을 초청한 책임이 보훈부에 없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보훈부가 수상자도 모르는 행사에 3억원이나 지원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에서 (수상자를) 선정한 것이고 보훈부가 개입하거나 선정에 관여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 목사 측 변호인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때는 특검의 참고인 소환 자체가 표적 짜 맞추기 수사라 특검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김 목사의 입장을 분명히 알려준 상태였다”면서 “(김 목사가) 상을 안 받아야 되는가. 일부러 상을 받으러 간 게 아니고 (시상식 일자는) 이미 지정돼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년 한·미동맹 콘퍼런스 갈라 만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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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김 목사를 비롯한 개신교계 인사들이 임 전 사단장을 채 상병 사건 관련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빼기 위해 대통령실 등에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회의’ 이후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을 재검토하던 2023년 8월 김 목사가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고, 임 전 사단장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목사 측은 특검에 의견서를 내고 2023년 8월부터 9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세 차례 만났지만 구명 로비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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