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냇캐스트'와 계약 불이행…"바이든 측근 주머니만 채워"
냇캐스트 직원 90% 정리해고…美 각지 수십억 달러 투자도 불확실해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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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74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반도체기술 진흥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해 대량 해고가 발생했다고 폴리티코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는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주도할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를 운영하기 위해 냇캐스트(Natcast)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지난 1월 7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냇캐스트는 엔비디아, 인텔, 애플, 삼성, 구글, AMD 등 200개 회원사를 모집해 반도체 기술 혁신을 추구하고 국가적 R&D 허브를 설립·운영하며, 반도체 산업의 심각한 인재 부족 문제 해결을 모색할 목적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 8월 25일 냇캐스트의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법무부에 자문한 결과 바이든 행정부와 냇캐스트가 체결한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고 법적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는 냇캐스트가 "미국 세금으로 바이든 측근들의 주머니만 채운 비자금"이라고 비난하며 이 기관에 대한 연방 기금 통제권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 관계자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자신의 측근들을 위해 냇캐스트를 급조했다는 것이 러트닉 장관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계약 자금을 반도체 R&D에 사용할 예정이며, 수혜 기업 선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냇캐스트는 법적 대응 대신 백기를 들었다. 5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경영진은 110명의 직원 중 90% 이상을 정리해고하고 필요한 소수의 직원만 남기기로 했다.
냇캐스트가 애리조나,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의 인프라, 연구, 인력 양성 프로젝트에 약속한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도 불확실해졌다.
특히 냇캐스트는 뉴욕 북부의 올버니 나노테크노테크 복합단지에 8억 2500만 달러의 투자를, 애리조나 주립대에는 가장 큰 규모인 11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크리스 메이스틴 애리조나주 법무장관은 상무부 결정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과 대학 등 수혜 기관들은 반도체 보조금 심사 과정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이의 제기 대신 다른 자금원을 모색하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겁에 질려 있다"면서 "목소리를 내면 자금을 잃을까 두려워한다. 누구도 행정부의 표적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냇캐스트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한 관계자는 "많은 이들에게 1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납세자들의 돈이 하수구로 흘러 들어간 듯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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