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을 통해 23년 차 영화 큐레이터로 자리매김한 김경식과 시각 장애를 가진 방송인 이동우가 한 자리에 모여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회상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 공개된 '더 인플루언서'와 '요리 계급 전쟁: 흑백요리사'의 시각 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듀오 내레이터로 참여하며 넷플릭스와 연을 맺은 바 있다.
개그맨으로 이뤄진 프로젝트 그룹 '틴틴파이브'에서 호흡을 맞춘 것처럼 오랜 기간 다양한 분야에서 찰떡 케미스트리를 보이고 있는 김경식·이동우는 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해 넷플릭스의 배리어프리 시스템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배리어프리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물리·제도·심리적 장벽을 허물어 모두가 차별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과 정책을 의미하는 것으로 넷플릭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AD),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SDH) 등을 통해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은 방송인 김경식·이동우, 최수연 넷플릭스 시니어 로컬라이제이션 프로듀서, 루시 황 넷플릭스 더빙 타이틀 매니저와의 일문일답.
Q. 넷플릭스는 왜 배리어프리를 하는 것인가.
A. 루시 황: 접근성은 부가적 서비스가 아닌 핵심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거주지·언어·디바이스·개인 능력과 무관하게 누구나 동시에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듀오 내래이션으로 넷플릭스와 협업했는데 어떤 마음이었나. 23년 차 콘텐츠 큐레이터에게도 화면해설 더빙은 새로운 도전이었나.
A. 이동우: 도전이라기보다 '내가 하면 잘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확신이 컸다. 막상 제작팀을 만나니 준비가 완벽해 두려움이 사라지고 즐기는 일이 하나 더 생겼다.
A. 김경식: 제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분야이었기 때문에 (영화 소개를) 23년을 하든 230년을 하든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동우와 함께 하게 되면 어떤 일이라도 제가 한 발 먼저 알아야 되고 또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 특히 듀오 내레이션이기 때문에 서로 호흡이 잘 맞아야 했는데 눈을 마주치거나 서로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나름의 방식을 못하기에 어떻게 해야 될까라는 고민이 앞섰다.
그런 긴장감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긴장이 싹 사라질 정도로 넷플릭스에서 준비해줬다. 넷플릭스가 이미 2016년(한국 진출 시기) 이전부터 배리어프리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고민한 흔적이 드러나더라.
Q. 듀오 내레이션의 매력은 무엇이며 두 사람의 호흡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A. 김경식: 엇갈려 얹는 리듬이 스피디하고 찰지다. 내레이션을 할 때 상대방의 예상되는 목소리나 해당 상황에 어떻게 할 것이라는 부분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말을 하고 있지만 (상대방의 목소리를) 더 들으려 노력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조화가 이뤄진다는 생각이 든다.
A. 이동우: 오랫동안 둘이 일상을 보내고 일도 함께 하다보니 객관성을 잃어서 제가 어떤 점이 경식이와 호흡이 좋은 것인 지 사실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하다가 탁구의 복식조를 떠올렸다. 보통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이 모였을 때 기대하는 바를 시너지라고 하지 않나.
제가 가진 좋은 점과 경식이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드러내는 것이 근본적으로 (시너지가) 아닐 수 있겠다고 느꼈다. 어쩌면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 혹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빈 구석을 채울 수 있는 태도나 마음이 시너지의 근원적인 것이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시너지를 조금은 내고 있는 것 같다.
Q. 배리어프리는 두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A. 이동우: 장애 배려의 1차원을 넘어 우리 삶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회·문화적인) 벽은 존재하지만 (배리어프리는) 그것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A. 김경식: 배리어프리는 '그거 봤어?'로 시작하는 공감의 물꼬를 누구에게나 트게 하는 장치인 것 같다. 넷플릭스가 '투게더 캠페인'으로 키워도 좋을 듯 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Q.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가운데 배리어프리 서비스 제공 비중은.
A. 최수연: 글로벌 라이브러리 기준 청각장애인용 자막(SDH) 제공 비중은 80% 정도다. 이 외에 비중은 오리지널 및 라이선스 구조와 국가별 편성 차이 등으로 일률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Q. 배리어프리 콘텐츠 측면에서 넷플릭스 이전과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A. 이동우: 동시성과 다양성이다. 예전엔 배리어프리 버전 콘텐츠를 오래 기다렸지만, 지금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가 동시에 본다. 다음 날 모두가 같은 장면을 이야기할 수 있다.
Q. 흥행작이나 최신 작품을 제외하고 넷플릭스 콘텐츠 가운데 배리어프리로 알리고 싶은 타이틀이 있다면.
A. 김경식: 특정 타이틀을 언급하기보다는 넷플릭스 내 알고리즘을 넘어 다 함께 볼 '명작 픽' 큐레이션을 별도로 운영했으면 한다. 뒤늦게라도 같이 이야기할 명작들이 많은 것 같다.
Q. 넷플릭스가 배리어프리에 대해 오랫동안 관찰하고 노력했다는 것을 느낀 지점이 있다면.
A. 김경식: 솔직히 배리어프리 자체를 넷플릭스 통해 알았다. 넷플릭스는 단지 눈앞에 있는 이득을 바라보고 숫자를 늘리는 '치킨 게임'을 하지 않더라. 어떻게 보면 경쟁 상대를 다른 OTT 서비스에 두지 않는 데다 콘텐츠 제작을 넘어 평등과 불평등, 장애와 비장애를 콘텐츠로 함께할 방법을 찾는 것 같다.
더빙을 시작하고 보니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다른 나라의 언어 지원을 다양하게 하는 부분도 모두가 함께 하기 위한 장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시청자를 위한 배려가 대단하다고 느꼈고, 관찰을 많이 해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A. 이동우: 넷플릭스가 시각 장애 시청자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해 느낀 점은 '내가 도태되거나 소외된 존재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주더라.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