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선두'
이시바 총리 발목 잡은 고물가
알맹이 없는 물가 대책 비판도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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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를 이틀 앞둔 가운데 15일에는 신임 총리가 탄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당내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비롯해 후보 5명 모두 고물가 문제에 대해 실효성 있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선두주자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2일 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이달 15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같은 날 총리 지명선거를 치르는 방향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르면 8일 여당과 야당에 임시국회 일정을 전달할 방침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는 국회의원 표 295표와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표 295표를 합산한 590표로 결과를 낸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보통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후보자 5명 중에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닛케이는 자체 분석을 통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약 170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약 130표, 하야시 요시마사 장관은 약 110표를 확보한 것으로 예상했다.
결선 진출이 유력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한국에선 이른바 '펀쿨섹좌'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유명하다. 과거 환경상 재직 당시 한 국제행사에서 기후변화 대책에 관련해 "즐거워야 하고, 멋져야 하고, 섹시해야 한다(it's got to be fun, it's got to be cool. It's got to be sexy too)"고 발언한 게 화제가 됐다.
남은 한자리를 두고 '여자 아베'라 불리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하야시 장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중에선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약간 앞서 있지만, 하야시 장관을 지지하는 의원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시바 발목 잡은 물가…민심 가를 듯
민심을 가를 카드는 물가 대책이 될 전망이다. 치솟는 물가는 비자금 스캔들과 더불어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참패와 이시바 총리 사퇴에 결정타가 됐다. 쌀 등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임금 상승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실질임금이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신임 자민당 총재가 대응하기를 바라는 과제와 관련해 고물가를 꼽은 응답도 45%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임금 인상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지만 총리 후보들이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경선에 출마한 5명 중 3명은 임금 인상을 정책 공약으로 내걸었고, 2명은 세금 감면 등으로 가처분 소득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030회계연도까지 평균 임금을 100만엔(약 953만원)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두고 구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 평균 연봉이 약 460만엔(4388만원)이라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약 4%씩 임금이 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야시 장관은 실질 임금 1% 성장 목표를 내세웠는데, 현재 약 3%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명목 임금은 매년 약 4%씩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마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수출기업 실적이 악화될 수 있는 시기에 이는 너무 높은 문턱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외무상은 3년 내 평균 연봉을 50만엔 올리겠다며 인플레이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수조엔 규모의 지방정부 보조금을 제안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세액공제와 현금 지급을 조합한 실질적 감세안을 제안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소득세 10% 인하를 주장했지만, 구마노는 1인당 연간 약 2만3700엔(약 22만원) 절감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고바야시 신이치로 미쓰비시UFJ리서치앤컨설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임금 인상 수단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급여 인상을 꼽았다. 그는 "지속 가능한 임금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 수익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후보들이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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