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브라질 정부 관계자 인용 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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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제3국에서의 정상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브라질과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 간 대면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회담은 미국과 브라질이 아닌 제3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브라질 정부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브라질은 25~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예정인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가장 이상적인 회담 무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세안 정상회의는) 백악관이나 브라질리아(브라질 수도)가 아닌 중립적인 장소에서 갈등을 빚는 두 정상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양국 정상 간 대면 회담을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개최 장소, 날짜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11월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마치고,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할 계획이다.
9월2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시위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과 그의 측근을 사면할 수 있는 법안에 항의하며 '사면 반대'를 외치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쿠데타 모의 등의 혐의로 27년형이 선고된 바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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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상회담 추진은 트럼프 2기 출범 후 미국과 브라질 간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주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남미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의 사법처리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또 지난달에는 보우소나루의 재판을 담당한 대법관과 대법관 부인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룰라 대통령은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맹비판했다.
악화 일로는 걷던 두 정상의 관계는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선 조짐을 보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룰라 대통령과 짧은 회동에서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만 거래한다. (룰라 대통령과) 적어도 30초 동안은 훌륭한 케미스트리가 있었다"며 양국 갈등을 풀기 위한 회담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권력과 경제를 겨냥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도 "트럼프와 논의할 사항이 많으며 그와의 상생 합의 모색을 통해 양국이 다시 화목하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관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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