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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골프 샛별, 美대학 리그서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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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조지아대에서 PGA 투어 진출을 노리는 조성엽. UGAAA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챔피언이 되기 위해 미국 대학 골프 리그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두 선수가 있다. 조지아대와 UCLA에 재학 중인 조성엽(21)과 이정현(19)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두 선수가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난 건 대학교 때다.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졸업한 조성엽과 이정현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꿈의 무대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언어와 적응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몇 가지 선택지 중 미국 대학 진학을 골랐다.

    두 선수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골프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미국으로 건너오게 됐다.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고생이 아닌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국 주니어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프로가 될 수 있는 만 18세가 되면 대부분 아마추어 자격을 반납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은 다르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잰더 쇼플리,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릴리아 부(미국) 등이 미국 대학 골프 리그에서 실력을 쌓은 뒤 프로로 전향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미국 대학 골프 리그가 성공 보증수표로 통하는 만큼 PGA 투어와 LPGA 투어는 최근 실력 있는 대학 선수들을 확보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PGA 투어 유니버시티와 LPGA 칼리지에이트 어드밴스먼트 패스웨이(LCAP)가 매년 빠르게 발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선수가 미국 대학에 진학한 뒤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건 연습 환경이다. 골프팀을 보유한 미국 대학들은 대부분 골프장, 천연잔디 연습장, 연습그린, 숏게임 연습장, 체육관을 보유하고 있다. 또 감독과 코치, 피지컬 트레이너,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이 한 팀으로 움직이며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쟁은 어떤 곳보다도 치열하다. 학교 대표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자체 선발전을 통과해야 한다. 조성엽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15명의 선수 중 출전 기회가 돌아가는 건 5명밖에 되지 않는다. 좋은 학교일수록 자체 선발전의 수준이 높다. 미국 골프 대학 리그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계속 배출되는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몇몇 또래 친구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많은 상금을 버는 것에 대한 부러움은 없을까. 이에 대해 조성엽과 이정현은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미국 대학 골프 리그에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성엽은 고등학교 때까지 한국에서 특별한 성적을 내지 못한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 대학 골프 리그를 경험한 뒤 실력이 빠르게 성장했다. 3년 전 주니어 칼리지인 오데사 칼리지에 입학한 그는 지난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2에 소속된 콜로라도기독교대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NCAA 디비전2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리고 올해의 외국인 선수상인 게리 플레이어 상까지 받은 그는 올해 조지아대로 편입해 디비전1 무대를 누비게 됐다.

    그는 "PGA 투어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미국으로 건너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최경주 프로님께서 말씀해주신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더욱 노력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UCLA에서 LPGA 투어 입성을 노리는 이정현. UCLA


    2022년부터 KB금융그룹에 후원을 받고 있는 이정현은 아마추어 시절 수많은 대회 정상에 오르고 태극마크를 달았던 특급 기대주였다. 한국에 남아 프로가 됐다면 이정현은 황유민, 방신실 등과 함께 KLPGA 투어 인기 스타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정현은 지난해 여름 프로 전향을 미루고 베일러대에 입학했다. 지난 6월 UCLA로 편입한 그는 한국 여자 선수들이 그동안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윈디 시티 칼리지에이트 클래식 정상에 오른 이정현은 "쉬운 길을 앞에 두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내 선택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공부를 하고 여러 친구를 사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다. 프로가 된 뒤에는 대학 시절의 다양한 경험이 엄청난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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