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7 (수)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애플, 美 법무부 압박에 'ICE 추적 앱' 삭제…불법체류 단속 우려 '불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대표이사 팀 쿡)이 미국 법무부 압박에 따라 불법체류 단속 기관인 이민세관단속국(ICE) 추적 앱 '아이스블록(ICEBlock)'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최근 ICE 시설을 겨냥한 총격 사건과 맞물리면서 공권력 보호와 표현의 자유 논란이 동시에 불거졌다. ICE는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배터리 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 단속에 나선 곳으로 크게 알려진 바 있다.

    2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나인투파이브맥, 더버지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팸 본디(Pam Bondi) 미국 법무부 장관은 애플에 아이스블록(ICEBlock )삭제를 직접 요구했으며, 애플은 이에 응해 해당 앱과 유사 서비스를 전면 퇴출시켰다. 본디 장관은 성명을 통해 '아이스블록은 요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앱'이라며 '법집행관에 대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앱은 주변에서 ICE 요원이 목격된 위치를 익명으로 공유할 수 있는 앱으로, 올여름 미국 백악관의 비판 이후 오히려 앱스토어 소셜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9월 텍사스 댈러스 ICE 사무소 총격 사건에서 용의자 조슈아 얀이 범행 직전 ICE 추적 앱을 검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이 사건으로 억류자 1명이 사망하고 요원 2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이후 부상자 중 1명이 숨졌다. FBI는 현장에서 'ANTI-ICE' 문구가 새겨진 탄환을 확보했다.

    ICE 당국은 사건이 '명백히 ICE 요원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규정했다. 마르코스 찰스(Marcos Charles) ICE 제거작전국 국장대행은 '최근 몇 년간 ICE 요원에 대한 공격은 10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앱스토어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법집행기관으로부터 위험성을 알리는 정보를 받고 아이스블록과 유사 앱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9년 홍콩 시위 당시 경찰 추적 지도 앱 'HKMap'을 삭제했던 전례와 유사한 결정이다. 당시에도 팀 쿡 CEO는 '앱이 폭력에 악용될 수 있다'는 현지 당국 의견을 근거로 삼았다.

    반면 아이스블록 개발자 조슈아 아론(Joshua Aaron)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110만명 이상이 사용 중인 앱을 삭제한 것은 권위주의적 정권에 굴복한 것'이라며 '애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아이스블록은 단속 회피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한 서비스'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앱 삭제를 넘어, 빅테크의 사회적 책임과 표현의 자유의 경계라는 오래된 논쟁을 다시 부각시켰다. 미국 정부는 공권력 보호를 강조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애플이 정치적 압박에 굴복해 검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과거 중국의 요구에 따른 검열 논란과 이번 사건이 겹치면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질문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