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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유스 재테크]② 비트코인 직접투자 못 하게 하니… ETF로 우회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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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최동우(15)군은 코인 시세를 분석하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팔아 쏠쏠한 수익을 냈다.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미국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의 일일 등락을 2배 추종하는 ‘티렉스 MSTR 타겟 2배’ ETF에 투자한 것이다. 최군은 “구독하고 있는 투자 유튜버가 연말에 코인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며 “용돈을 모아 비트코인 선물 ETF도 조금 사뒀다”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미성년 투자자 ‘리틀 개미’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행법상 국내 코인거래소에서 미성년자가 가상자산을 직접 거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이들은 대신 코인 선물이나 관련 주식을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대안을 찾았다. 주가 등락률의 2배 이상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도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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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년 1월 1일~2025년 9월 16일) 미성년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30개 ETF 중에서 가상자산 관련 상품은 4종이었다. ▲이더리움 가격을 두 배로 추종하는 ‘2배 이더리움’(13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을 기반으로 한 ‘티렉스 MSTR 타겟 2배’(25위) ▲‘일드맥스 MSTR 옵션 인컴 전략’(27위) ▲코인베이스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드맥스 COIN 옵션 인컴 전략’(29위) 등이다.

    미성년 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총 6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만 관련 ETF를 21억원가량 사들였다.

    이들이 가상자산 관련 ETF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성인처럼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비트·빗썸 등 국내 코인거래소에서는 만 19세 이상 성인만 매매할 수 있다. 바이낸스 등 일부 해외 거래소에서는 고객확인(KYC) 없이도 제한된 거래가 가능했지만, 지난 2023년부터 해외 거래소에서도 KYC 절차를 강화하면서 미성년의 가상자산 거래는 불가능해졌다.

    가상자산 매매를 직접 할 수 없는 미성년자들은 우회로로 ETF를 택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ETF와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도입 논의가 이뤄지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들 자산의 등락률이 커 고수익을 기대하는 이들이 관련 ETF 투자에 나선 것이다.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성향도 확인된다. 일부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매수액 자체는 상위권이지만 같은 기간 매도 금액이 훨씬 더 큰 경우도 있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단타’(단기매매)가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성년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1월 1일~9월 16일) ‘이더리움 2배’, ‘비트코인 전략 2배’ ETF를 43억원어치 매수했지만, 매도액이 더 커 전체적으로는 4억5000만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미성년 투자자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단기 수익만 추종하는 투기적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장 상황과 상품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건전한 투자 성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영리치의(40대 이하 부자) 29%가 가상자산을 ‘위험하지만 도전할 만한 투자처’로 보고, 실제로 보유 중이었다. 이는 올드리치(50대 이상 부자)의 3배 수준이다. 영리치의 4분의 1은 미성년자 때, 혹은 취업 전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는 투자하기 전에 충분히 공부하고, 잘 아는 영역에 투자하는 경향이 크다”며 “새로운 투자 영역에 대한 관심과 알아가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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