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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할리우드 대작, 이상한 3인방, 칸이 사랑한 영화... 취향대로 보는 영화 vs 영화 [추석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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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열흘간 이어지는 이번 추석 연휴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차림새가 푸짐하다. 한국영화 대작이 자취를 감춘 대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국내 코미디 영화, 독특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독립영화,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예술영화, 국내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할리우드 대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vs ‘트론: 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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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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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개봉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올해 개봉한 최고의 영화 목록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작품이다. 미국 작가주의 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의 가장 대중적인 영화로 그의 영화 중 가장 많은 2,000억 원 안팎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정말 미친 영화, 모든 게 정말 놀랍도록 훌륭하다“고 극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 미국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으며 납치된 딸을 구하려는 전직 혁명가 아버지(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감독의 빈틈없는 연출과 디캐프리오, 숀 펜의 탁월한 연기가 162분을 ‘순삭’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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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트론: 아레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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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론: 아레스’는 할리우드의 고전 SF 영화 ‘트론’(1982)의 리부트 후속작 ‘트론: 새로운 시작’ 이후 15년 만에 완성된 영화다. ‘트론 어센션’ 제작이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나온 ‘트론: 아레스’는 전작의 속편이 아닌 원작의 세계관 속에 펼쳐지는 독립된 작품이다. 가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넘어온 고도의 인공지능(AI) 병기 ‘아레스’가 등장해 통제 불가 위기가 닥쳐오는 상황을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비주얼로 구현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얼굴을 알린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가 주연을 맡았다. 8일 개봉.

    이상한 3인조: ‘보스’ vs ‘사람과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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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스' 중 한 장면.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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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한국영화 두 편은 ‘이상한 3인조’를 내세우는 것이 공통점이다. 전형적인 팝콘무비인 ‘보스’는 가상의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폭력조직의 2인자 세 명이 두목 자리를 놓고 ‘이상한 경쟁’을 펼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다. 조직원의 신임을 받는 후보는 가족의 평화와 중식당 운영을 위해 조직을 떠나려 하고, 조직 창립자의 외손자는 댄서가 되려 한다. 셋 중 유일하게 보스가 되려 하는 ‘만년 넘버3’는 조직 원로들이 기피하는 상황. 여기에 홍콩 삼합회가 끼어들며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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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람과 고기'. 영화사 도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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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람과 고기’는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의외의 복병이 될 만한 영화다. 노인 3인조의 스릴 넘치는 무전취식이라는 소재부터 눈길을 끈다. 동네에서 폐지를 줍거나 좌판에서 채소를 팔아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세 노인이 우연히 친해진 뒤 식당에서 고기를 먹고 도망가는 일탈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발랄하게, 그리고 뭉클하게 그린다. 노인 계층의 빈곤과 소외 같은 주제를 유쾌한 톤으로 그리면서도 인생에 대한 통찰까지 보여준다. 연기 경력만 도합 160년이 훌쩍 넘는 박근형, 장용, 예수정 세 배우의 명품 연기가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 7일 개봉.

    칸이 사랑한 영화들: ‘그저 사고였을 뿐’ vs ‘미러 넘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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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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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개봉한 ‘그저 사고였을 뿐’은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 베니스, 베를린의 최고상을 휩쓴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연출을 맡았다. 의족 소리만 듣고 과거 자신을 고문했던 정부 요원이라 확신한 채 한 남자를 납치한 정비공이 같은 감옥에 있었던 이들을 모아 남자가 정말 그 요원이 맞는지, 맞다면 어떻게 복수할 것인지 고민하고 논쟁하는 모습을 그린다. 국가가 자행하는 폭력을 비판하는 한편, 가해자에게 복수하려는 피해자의 도덕적 딜레마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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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러 넘버 3'. 엠엔엠인터내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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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던 ‘미러 넘버 3’도 같은 날 개봉한다. 독일 감독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원소 3부작’을 완성하는 작품으로 ‘운디네’ ‘어파이어’에 이어진다. 교통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주인공 여성을 중년 여성이 구조해 남편과 아들이 함께 사는 집에서 돌보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미스터리 심리 드라마다. 물과 불을 모티프로 만든 두 전작에 이어 이번 영화는 바람을 상실과 공허의 은유로 그렸다. 페촐트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미니멀한 연출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우아한 영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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