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에 서한 보내 협상 촉구…자신 주재 평화협정식 개최 요구도
태국 총리 "캄보디아가 태국 요구 충족하도록 트럼프가 설득해야"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노벨평화상 수상에 의욕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에 이어 태국·캄보디아 평화협상 중재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9일(현지시간)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캄보디아와 평화 협상·국경 분쟁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아누틴 총리는 "우리 입장을 그(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면서 태국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4가지 조건을 캄보디아가 충족하지 못하면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가지 조건은 ▲국경 지역 중화기 철수 ▲지뢰 제거 ▲온라인 사기 작업장 단속 ▲국경지대 태국 영토에서 캄보디아 국민 이주다.
백악관은 오는 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태국·캄보디아 평화협정 서명식 개최를 정상회의 참석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번에 아누틴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평화협정 중재 시도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아누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국·캄보디아 평화협정 추진 움직임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아누틴 총리는 전날 캄보디아가 태국과 협상하려면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면서 "미국 대통령이 지금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캄보디아가 태국의 요구를 충족하도록 설득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바람과 관련해 "누군가 상을 받는다면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그것은 태국이 어떻게 할 것인지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아누틴 태국 총리 |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평화협정 서명식이 성사되면 그는 두 나라 무력 충돌 종식에 자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기회를 갖게 된다.
지난 7월 하순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 지대에서 교전, 닷새 동안 43명의 사망자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에 대해 무역 협상 중단을 지렛대로 휴전을 압박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아세안 의장국 말레이시아가 주도한 중재로 7월 말 휴전한 데 이어 8월 초순 휴전 지속에 합의했다. 이에 8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혁신적 외교'로 휴전이 성사됐다면서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다만 이후에도 여러 차례 지뢰 폭발로 태국군 병사가 부상을 입고 지난달 하순 양국 군 병력이 소규모 교전을 벌이는 등 마찰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력충돌 원인인 국경 분쟁의 근본적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태국·캄보디아 평화협정 서명식은 오는 10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7개 전쟁이 자신의 평화 중재로 종식됐다고 주장하면서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거듭 나타냈다.
jhpar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