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8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당 창건 80주년, 우방국과 '핵' 과시한 北 김정은…"남북, 더 멀어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0.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식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핵 무력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우방국 주요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핵보유국임을 전 세계에 과시하면서 적극적 외교 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 10시쯤 북한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이 공개됐다.

    이와 함께 다탄두로 추정되는 화성-20형 탄두부도 함께 공개했다. 다탄두 미사일이란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실어 대기권 밖에서 분리시킨 뒤 각각 다른 목표를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기체계를 뜻한다.

    북한의 이러한 핵 무력 과시 행위는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자리에 서 북중러 협력을 내보였다.

    특히 전승절 이후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북한의 '비핵화'를 거론하지 않으며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준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이를 인정받으며 사실상 동북아시아 지역 핵을 보유한 3국 중 하나로서 자리매김한 것이란 자신감을 이번 당 창건 기념식에서 재차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북한이 핵무기 등 신무기를 공개한 행보는 미국 본토 타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본인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북미 대화 의제 등을 선점하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 압박 의도로도 해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기념식에서의 신무기 공개는 미국 본토 및 한국과 일본 등 지역 동맹국을 동시에 겨냥한 다층적 억제력을 과시한 것으로 향후 협상 카드 강화와 기술적 자신감 표현"이라며 "국제사회에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기술적 진보를 과시하며 특히 한미에 대해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생존권과 발전권'을 지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진행됐다고 11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행사에 전통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 외에도 다수의 국가를 초청하면서 이들과의 관계도 과시했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비롯해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 등 11개국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했다. 이같은 외빈 초청은 북한 기준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정부 당국의 평가다.

    김 위원장은 방북 인사들과의 연쇄 회담도 가졌다. 지난 7일에는 시술릿 주석과 회담하고, 9일에는 럼 서기장과 리창 총리를 만났다. 10일엔 메드베데프 부의장을 접견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서도 비서방 진영과의 연대 의지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창건 기념식 행사에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가 앞으로도 강위력한 혁명무력과 함께 부정의와 패권을 반대하고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진보적 인류의 공동 투쟁에서 자기의 책임을 다할 것임을 확언하는바"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러 관계 밀착과 북중 관계 복원·안정화 분위기에서 북한의 입지를 공고해졌음을 과시함과 동시에 반서방 세력에서의 외교 활동 확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임 교수는 "북러 관계 밀착과 북중 관계 복원·안정화 속에서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다자 연대를 통해 지정학적 입지 강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향후 외교·군사·경제 모든 측면에서 더욱 공세적·능동적으로 국익 관철과 입지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북한의 반서방 국가와의 협력 강화 의지를 피력하고 핵 무력을 강조하는 등 강경한 행보를 보인 만큼 향후 한국 정부로서는 북한과의 대화 추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 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제재 압박과 한미일 군사 훈련에 대응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열병식에서 드러난 북한의 외교적·군사적 자신감 상승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 대화와 협력의 가능성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 교수는 "한미일의 압력책동에 초강경으로 맞설 것이라는 등 강 대 강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대화의 선결 조건이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폐기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