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정지)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도 주목된다. 셧다운으로 지난 1일부터 정부가 집계하는 경제지표 발표는 일제히 중단된 상태다.
미국 증시 주간 일정_1012/그래픽=김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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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증시 반등 vs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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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반발해 오는 11월1일부터 중국에 추가로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 수출 규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다우존스지수는 1.9%, S&P500지수는 2.7%, 나스닥지수는 3.6% 하락했다. 지난주 전체로는 다우존스지수가 2.7%, S&P500지수가 2.4%, 나스닥지수가 2.5% 떨어졌다.
미국 증시가 사상최고가 경신을 계속하다 간만에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투자자들이 이전처럼 저가 매수에 나서며 곧바로 반등할 것인지, 아니면 낙폭이 커지며 조정이 본격화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의 최고 시장 전략가인 제이 우즈는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위협은 현재의 정부 셧다운에 더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긍정적인 것은 이번 위협도 장기적으로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또 다른 협상 전술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 경우 시장의 즉각적인 매도세는 또 다른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대규모 관세 부과 가능성이 어닝 시즌 때 시장과 기업 경영진이 직면하고 싶어하지 않는 악재라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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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어닝 시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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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가 이번주 증시 방향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14일 JP모간과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웰스 파고 등 금융회사들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 시즌의 막이 오른다.
이어 15일에는 모간 스탠리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16일에는 찰스 슈왑과 트래블러스, 17일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회사들의 실적은 자산시장 강세와 기업공개(IPO) 및 M&A(인수·합병) 거래의 증가 등으로 상당한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흔들리는 증시에 버팀목이 될 수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내 금융 섹터는 올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나 정보기술(IT)과 유틸리티, 소재 섹터에 이어 4번째로 순이익 성장률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S&P500 기업 전체적으로는 올 3분기 순이익이 8.1%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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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TSMC, AI 랠리 지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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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기대감이 증시 랠리를 주도해온 가운데 오는 15일과 16일에는 반도체 장비회사인 ASML과 파운드리 회사인 TSMC가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현재 AI 호황은 클라우드 인프라가 이끌고 있고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은 반도체란 점에서 ASML과 TSMC의 실적은 증시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벨리 펀드 가치투자 분야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마랑기는 "기업 실적은 계속 견조할 것이고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 투자 외엔 별다른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지지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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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셧다운, 15일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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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셧다운도 이번주가 중요한 분수령이다. 15일은 연방 공무원 대부분의 월급 지급일이기 때문이다. 셧다운이 오는 15일에도 이어진다면 많은 연방 공무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되고 이는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세청(IRS)은 지난주 직원의 절반 가량에 대해 무급휴직을 결정했고 일부 연방 공무원들은 해고 통지를 받았다.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공무원 감원이 늘어나며 노동시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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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CPI, 24일로 발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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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셧다운에 따라 경제지표 발표 중단도 길어지고 있다. 경제지표 발표는 정부 셧다운이 종료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다만 오는 15일 발표 예정이었던 지난 9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9일 늦은 24일에 나온다. 사회보장연금 지급을 위해서는 올 3분기 CPI 데이터가 필요해 일부 공무원들이 업무에 복귀해 CPI 산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6일 발표 예정이었던 9월 소매판매와 9월 생산자 물가지수(PPI),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8월 기업 재고 등과 17일 발표 예정이었던 9월 주택 착공건수 및 건설 허가건수, 9월 수입 물가지수, 9월 산업생산 등은 셧다운으로 데이터 공개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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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파월 연설, 15일 베이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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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예정대로 오는 15일에 나온다. 베이지북은 구체적인 수치가 아니라 경제 종사자들의 인터뷰로 경제를 진단한다. 정부의 경제지표 공개가 중단돼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베이지북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아울러 이번주에도 연준 위원들의 연설과 대담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기대를 모은다. 파월 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행사에서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한다.
파월 의장도 정부가 집계하는 데이터 발표가 중단된 상황에서 경제 현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정부 셧다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향후 경제와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밝힐 것이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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