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 광장(Hostages Square)’에 모인 시민들이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억류 중이던 인질들의 석방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마스가 억류 중이던 인질 7명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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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13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4시) 억류 중이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의 송환을 개시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납치된 지 2년 6일 만이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첫 인질 7명이 석방됐다. 마탄 앙그레스트(22), 갈리 베르만(28)과 지브 베르만(28) 형제, 알론 오헬(24), 에이탄 모르(25), 오므리 미란(48) 등이다. 모두 남성으로, 40대의 미란을 제외하면 20~30대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국제 적십자위원회(ICRC) 차량으로 옮겨져 가자 북부의 이스라엘군 점령지까지 이동, 이스라엘군에 인계됐다.
이들은 곧 가자 국경에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 레임 기지로 옮겨져 가족들과 상봉했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생존 인질들의 두 번째 석방이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 가자 남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납치해 갔다. 이 중 130여 명이 2023년 말 휴전과 지난해 교섭을 통해 풀려났다. 대부분 여성과 어린아이, 노약자였다. 60여 명이 사망 또는 행방불명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20명의 생존 인질과 20여 구의 시신이 남아 있던 상황이다.
마탄 아그레스트는 이스라엘군 전차병으로 하마스의 습격 당시 이스라엘 남부 나할 오즈 인근에서 전투 중 피랍됐다. 장기간의 구타·학대 정황이 가족·구출 운동 단체를 통해 전해져 왔다. 베르만 형제는 쌍둥이로 키부츠 ‘크파르 아자’에서 각각 다른 상황으로 납치돼 분리되어 억류돼 있었다. 알론 오헬은 피아니스트로, 노바 음악 축제 현장에서 벌어진 하마스의 살육을 피해 대피소에 숨어 있다 붙잡혀 납치됐다.
에이탄 모르는 노바 축제 보안 요원으로 현장서 다른 참가자들을 대피시키다 납치됐다. “범죄자 석방으로 내 자유를 얻고 싶지 않다”는 말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가이 길보아-달랄 역시 음악 축제 현장에서 납치됐다. 납치 후 하마스가 공개한 여러 영상에 수척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오므리 미란은 키부츠 나할 오즈 자택에서 아내와 영유아 두 딸 앞에서 강제로 납치됐다. 범행 장면이 하마스에 의해 소셜미디어로 생중계돼 충격을 줬다.
하마스의 인질 송환은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에 따른 것이다. 양측의 교전 중단,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내 ‘합의된 선’까지 철수, 아직 억류 중인 생존 인질 20명과 인질 시신 모두 송환 등이 골자다.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과 가자 국경 인근 이스라엘 남부 도로에는 인질들을 맞이하고 이들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한 인파가 몰렸다. 인질 광장의 대형 화면에 인질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수천 명의 시민이 환호와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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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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