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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빚으로 버티는 은퇴세대'…70대 이상 취약자영업자 대출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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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국감]취약자영업자 대출 고령화 심각

    70대 이상 취약자영업자 대출 37.4조원…2015년의 3.7배

    연별대별 비중도 가장 커…은퇴자 3명 중 1명 자영업

    정일영 의원 "개인 문제 아니라 복합적 위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70대 이상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대출 잔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퇴 이후에도 생계를 위해 자영업 창업을 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지만, 적은 소득에 시달리며 여러 곳에서 대출을 내고 있는 것이다. 노인 빈곤 등 사회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금융 안정에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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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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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70대 이상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대출 잔액이 37조 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10조원에서 10년 만에 3.7배 증가했다.

    자영업자 취약차주는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으면서, 소득이 하위 30%이거나 신용점수가 낮은(664점 이하) 자영업자를 말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면서 연체율 상승과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등 금융 리스크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고령화와 연체율 상승 위험을 지적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취약차주의 부실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확대·장기화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수의 금융기관 혹은 업권으로부터의 대출을 받은 취약차주의 특성상 이들의 부실이 여러 업권에 걸쳐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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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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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가계부채 통계를 보면 연령 별 취약 자영업자대출 비중에서도 70대 이상이 가장 컸다. 10년 전인 2015년에는 △40대(12조 1000억원) △50대(10조 8000억원) △70대 이상(10조원) 순이었으나, 올해 2분기에는 △70대 이상(37조 4000억원) △50대(34조 6000억원) △40대(27조 7000억원) 순서였다.

    같은 기간 취약자영업자 대출에서 7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4.4%에서 28.7%로 4.3%포인트 상승하는 등 고령층이 자영업자 대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정 의원측 지적이다.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 또한 2015년 142만명에서 2024년 210만명으로 증가해 전체 자영업자의 37.1%를 차지했다. 3명 중 1명 이상이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자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정일영 의원은 “사업을 이어가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은퇴자금이 부족한 고령 자영업자들이 이중의 부담을 지고 있다”며 “정부는 채무 조정·이자 경감 등 맞춤형 부채 경감 프로그램과 금융·복지 연계 시스템 구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70대 이상 자영업자의 부채 급증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노후·고용·금융구조 전반이 흔들리는 복합적 위기”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한은과 정부의 대응을 철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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