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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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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인리스 로봇의 시대, 네이버가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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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의 공간지능 플랫폼 비전

    로봇의 뇌 AI를 클라우드에 올려 비용 절감

    세계 최초 실내 AR 내비 상용화…이달 말 코엑스

    1784 사옥에 휴머노이드 투입…도시락·커피 배달

    "라이트형제 되지 말자"…첨단 기술 수익화 의지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 공간 자체를 네이버 플랫폼으로 확장하겠습니다.”

    네이버(NAVER(035420))의 연구·개발(R&D) 조직을 이끄는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16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주관한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서 네이버가 지난 20년간 PC와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며 쌓아 올린 서비스 혁신을 넘어 디지털트윈·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도시를 위한 공간지능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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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16일 디지털 인사이트포럼에서 ‘미래도시를 위한 디지털트윈, AI, 로봇’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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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코엑스에 세계 최초 실내 AR 내비게이션 구현

    석 대표는 비전 구현을 위한 해답은 ‘지도’에 있다며,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로 ‘실내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소개했다. 석 대표는 “구글도 구현하지 못한 것으로, GPS가 닿지 않는 실내에서도 AR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이달 말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할 것”이라며 “복잡한 실내 구조의 대표적 공간인 서울 코엑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강남역을 비롯해 인천공항, 롯데월드 잠실·부산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거리뷰의 3차원화된 공간에서 새로운 광고 시장을 개척, 수익 모델 창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석 대표는 “과거 2차원 파노라마 방식의 거리뷰는 10m 단위로 끊겨 이동하는 등 사용성이 불편했으나,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하면서 거리뷰 전체가 3차원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이제 거리 위에 광고를 붙일 수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작년부터 ‘거리뷰 3D’와 ‘부동산 VR 투어’ 등 서비스에 네이버랩스의 공간지능 기술을 접목해 선보이고 있다. 그는 “향후 자율주행 등 실제 운전 환경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며 “기존 2차원 지도를 대체해 실제 도로 상황 위에 경로를 표시하는 AR 기반 내비게이션 구현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비스 적용 여부는 향후 지도사업 부서의 최종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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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랩스에서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사진=네이버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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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연내 휴머노이드 투입…사옥서 도시락 배달

    석 대표는 로봇 기술과 관련해서 연말 휴머노이드 로봇을 네이버 ‘1784’ 사옥 내에 투입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2019년부터 MIT와 산학 협력을 통해 작은 사이즈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왔고 올해 말부터 1784 건물 안에서 이 로봇들이 빙글빙글 돌아다니게 될 것”이라며 “현재 디자인을 예쁘게 다듬고 있고, 내년엔 현재 운용 중인 실내 배달 로봇 ‘루키’와 함께 도시락 배달 등 실제 서비스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가 휴머노이드 산업에서 네이버를 선정한 것을 언급하면서 네이버랩스가 추진해온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지능(아크·ARC) 방향이 미래 로봇 산업의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브레인리스 로봇(Brainless Robot)’ 구조로 네이버 로봇 클라우드 ‘아크’와 웹 기반 로봇 운영체제 ‘아크 마인드’를 통해 구동된다.

    석 대표는 “2016년 당시 이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을 때 사내에서 왜 굳이 클라우드에 AI를 올리느냐, 로봇 안에 넣으면 되지 않느냐는 등 반대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전 세계 로봇 공학계가 하나같이 ‘AI의 뇌를 클라우드로 올려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로봇을 위한 눈과 두뇌를 클라우드에 구축하는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며, 로봇과 관련한 구체적 기술은 내달 6일 개막하는 네이버 기술 컨퍼런스 ‘단(DAN) 25’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석 대표는 디지털 트윈의 핵심 기술인 3D 복원 AI 모델 ‘더스터(DUSt3R)’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내달 중 한층 업그레이드 된 ‘더스터 2’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 버전은 공간 형태 복원의 정확도가 훨씬 높고, 이미지 속 사물 분할이나 사람 인식까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해당기술은 작년 유럽 컴퓨터 비전 학회(ECCV)에서 ‘지도 없이 시각적 재위치화’ 챌린지 부문에서 구글, 애플,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팀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라이트형제가 되지 말자”…원천 기술 수익화 의지

    석 대표는 MIT 시절 개발한 ‘미니치타’가 요즘 많이 보이는 4족 보행의 소형 로봇들의 원조격이라고 강조하면서 당시 공개한 설계도와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중국의 ‘유니트리(Unitree)’ 같은 회사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자주하는 말로 “라이트 형제가 되지 말자”를 꼽았다. 세계 최초로 비행기를 띄운 라이트 형제는 정작 돈을 벌지 못했다는 비유를 들어 원천 기술 개발을 넘어 사업화와 수익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석 대표는 최근 조직 개편으로 최수연 최고경영자(CEO) 직속 ‘R-TF’ 수장을 맡게 됐다. ‘혁명(Revolution)’의 앞글자를 딴 이 조직을 통해 네이버랩스가 축적한 첨단 기술을 본격적인 사업화로 폭발적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AI·로봇·디지털트윈·5G 기술은 서로 연결될 때 진짜 혁신이 일어나 지금 우리가 만드는 기술은 5년, 10년 뒤 도시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기술이 도시를 바꾸고, 결국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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