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지역은행 부실 우려에 일제히 하락…엔비디아는 상승
한미협상 불확실성도…코스피, 고점 부담 속 '숨고르기 장세' 보일듯
코스피 최고치로 마감 |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17일 국내 증시는 뉴욕증시 약세와 한미 협상 불확실성에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한미협상 타결 기대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2.49% 급등, 사상 처음으로 3,700선을 넘어섰다. 이에 '사천피'(코스피 4,000)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기대가 번졌다.
삼성전자(2.84%)가 9만7천700원에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000660](7.10%)도 급등했다. 현대차(8.28%), 기아[000270](7.23%) 등 자동차주도 치솟았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6천530억원 순매수하며 3거래일 연속 '사자'를 나타냈다.
간밤 뉴욕증시는 TSMC 호실적에 상승 출발했으나, 미국 지역은행들의 부실 대출 문제가 터져 나오자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키우는 흐름을 보였다.
자이언스 뱅코프가 자회사 캘리포니아 뱅크앤드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 및 산업 대출 중 5천만달러 규모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고 밝히면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상태 같은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0.63%, 0.47% 내렸으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65% 하락했다.
다만 일부 반도체 기업이 강세를 보이면서 증시 낙폭은 제한됐다. 엔비디아(1.10%), 마이크론테크놀로지(5.52%) 등이 오르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49%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 강세에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모습이다.
다만 미국 지역은행 부실 우려가 터지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데다, 전날 반도체주 등의 오름폭이 컸던 데 따른 부담감에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
또한 한국시간 이날 새벽 방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미 무역 협상의 막판 쟁점인 3천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선불 요구'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우려 사항을 미국 측에 전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을 밝힌 점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앞서 구 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전날 만나 대미 투자 선불 요구가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이밖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보름을 넘긴 가운데 미국 상원이 정부를 재가동하기 위한 임시예산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또 부결돼 셧다운 장기화 우려가 커진 점도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 인공지능(AI)주 강세에도, 최근 단숨에 3,700선을 돌파한 데 따른 차익 실현 욕구와 미국 지방은행 사태가 맞물리면서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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