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왕세자 시절 교황청을 방문한 찰스 3세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성공회의 명목상 수장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오는 22∼23일(현지시간) 바티칸을 국빈 방문해 레오 14세 교황과 만난다고 버킹엄궁이 17일 밝혔다.
찰스 3세는 커밀라 왕비와 함께 바티칸을 방문하면서 오는 23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리는 에큐메니컬(교회 일치) 예배에 참례한다.
성공회 수장인 영국 국왕이 가톨릭 교황과 함께 예배에서 기도하는 것은 헨리 8세 잉글랜드 국왕이 1534년 수장령을 선포하며 로마 가톨릭교회와 공식 단절한 이후 거의 500년 만에 처음이라고 영국 매체들은 짚었다.
종교개혁 이후 영국 국왕이 바티칸을 공식적으로 방문한 것은 1961년 찰스 3세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처음이었다.
찰스 3세의 바티칸 방문은 지난 4월로 계획됐지만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문제로 연기됐다. 찰스 3세는 대신 이탈리아를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잠시 문병했다.
이번 방문에서 찰스 3세는 레오 14세와 함께 자연환경 문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예배는 '창조물 보호'를 주제로 하며 둘은 지속가능성에 관한 회의에도 참석한다.
예배는 레오 14세 교황과 스티븐 코트럴 요크 대주교가 공동 집전한다.
성공회의 실질적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는 현재 공석으로, 이 자리에 여성으로선 사상 최초로 임명된 세라 멀랠리는 공식 임기가 내년에 시작된다.
멀랠리가 취임 이후였다면 이번 예배를 공동 집전했을지 질문에 바티칸 대변인은 즉답을 피하면서 두 교회가 여성 사제 서품에 대한 견해차를 인정하면서도 교리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과거 공동 성명을 언급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찰스 3세는 바티칸 밖 로마에 있는 성바오로 성당도 방문한다. 성바오로 성당은 과거 잉글랜드 국왕들이 자금을 지원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찰스 3세는 '왕실 협력자'(Royal Confrater) 칭호를 받고, 찰스 3세의 문장으로 장식된 특별 의자도 선물 받는다. 이 의자는 후대 영국 국왕을 위해 성당에 보존된다.
성공회 대변인은 "이번에 받는 칭호는 국왕에게 아무런 책무도 부여하지 않으며 성공회 수장으로서 국왕의 지위에도 변화가 없다"며 "신자들과 사람들을 화합하려는 노력에 대한 헌사"라고 설명했다.
cheror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