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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새 국면 맞은 구명로비 수사…김건희로 향하는 해병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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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른다던 이종호·임성근 친분…배우 박성웅 등 진술로 확인

    특검, 김건희 측근 李 행적 재구성…조만간 피의자로 재조사

    연합뉴스

    법원 출석하는 김건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사이의 친분을 입증할 핵심 진술을 확보하면서 구명로비 의혹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면식 없다던 두 사람이 채상병 순직 약 1년 전부터 친분을 쌓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특검팀은 본격적으로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과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을 겨냥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 전 대표는 대표적인 김 여사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2022년 7∼9월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가 여러 차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채상병이 순직했던 2023년 7월 19일보다 약 일 년 앞선 시점이다.

    당시 자리에 동석했던 다수의 참고인은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을 목격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한 차례 자리에 동석했던 배우 박성웅씨는 지난달 초 특검에 출석해 "이 전 대표와는 이미 아는 사이였고, 그 자리에서 임 전 사단장을 처음 봤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표가 '우리 성근이'라는 호칭을 쓰며 친분을 과시했다는 진술도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조사를 진행하는 등 관련 증거를 확보해온 특검팀은 지난 10, 12일 이 전 대표를 소환해 임 전 사단장과 식사했는지, 언제부터 친분을 이어왔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연합뉴스

    해병전우회 항의 받는 임성근 전 사단장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 앞에서 특검팀과의 면담을 시도하다가 출입이 막힌 뒤 해병전우회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25.9.11 hihong@yna.co.kr


    그간 구명로비 의혹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 등 다른 사안에 비해 수사에 진척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VIP 격노'의 실체가 확인됐지만 '왜 격노했나'를 규명해줄 구명로비 의혹이 풀리지 않아 반쪽짜리 수사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특검팀이 김 여사로 이어지는 창구로써 이 전 대표의 추가 행적을 발견한 것은 구명로비 의혹 수사에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과거부터 친분을 이어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보강하는 한편, 본격적으로 이 전 대표부터 김 여사로 이어지는 로비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직접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해주기도 했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정필씨에게 "김 여사나 VIP(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얘기해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가 나오게 해주겠다"고 말한 정황도 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과 친분을 이어온 만큼 그가 채상병 순직 사건 혐의자에서 제외되도록 김 여사에게 부탁했을 것으로 의심한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2023년 8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일원인 김규현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만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 전 대표가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 원래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특검팀은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조사가 이뤄지던 2023년 7∼8월 이 전 대표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8월 이 전 대표가 한강변에서 파손하려던 휴대전화를 확보해 현재 복구 중이다.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에게 실제로 구명을 부탁했다면 그 내용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됐는지도 특검팀이 규명해야 할 숙제다.

    특검팀은 조만간 이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재차 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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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향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2025.10.12 ksm7976@yna.co.kr



    구명로비 의혹의 또 다른 갈래인 개신교계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원지법은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에 대한 특검팀의 공판 전 증인신문 청구를 받아들여 내달 3일 신문을 진행한다.

    김 목사는 'VIP 격노'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재검토하던 2023년 8월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고 임 전 사단장과 통화하기도 했다.

    김 목사 측은 윤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공식적인 일정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한 전 사장의 증거 인멸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한 전 사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자동 통화 녹음 기능으로 1만9천여개 녹음 파일이 저장됐는데 채상병이 순직한 2023년 7월 19일부터 지난해 8월 30일까지의 기록은 13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이달 중순께 한 전 사장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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