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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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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 스님, 금석문 탁본 1천여 점 박물관 기증…역대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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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석문화 아우르는 탁본 558건 기증

    박물관 "금석문 탁본 가치 대중과 공유할 것"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대한불교조계종 탁본 명장 흥선(興善) 스님으로부터 금석문 탁본 558건, 총 1143점을 기증받았다. 이는 단일 기증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탁본 수증 사례로,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우리 금석문화의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컬렉션이다.

    흥선 스님의 탁본은 금석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은 물론, 조형적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물관은 이번 기증품을 바탕으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전시 및 학술 연구 등을 통해 금석문과 탁본의 가치를 대중과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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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 광산김씨 묘비 탁본(사진=국립중앙박물관).


    흥선 스님은 불교중앙박물관장과 김천 직지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40여 년간 전국 주요 금석문을 직접 조사·채탁해온 전문가다. 그는 2024년 대한불교조계종 최초의 ‘탁본 명장’으로 지정되며 그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기증품은 스님이 직접 채탁하거나 감독해 제작한 작품이다. 불교사적 성격의 탑비·사적비부터 승전비, 묘도문자에 이르기까지 자료의 성격과 범위가 매우 폭넓다. 지역적으로도 전국 각지를 망라하며, 한국 금석문화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금석문은 당시의 역사와 사상, 사회 인식을 그대로 전하는 신뢰 높은 자료로, 특히 고대사 연구에서 필수적인 사료로 활용된다. 또한 명필가의 필체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서예사 연구에도 핵심적이다.

    기존 탁본 중 일부는 부정확하거나 제작 과정에서 원형을 훼손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흥선 스님의 탁본은 글자의 미세한 결까지 담아내며 금석문의 진면목을 정확하게 드러낸다. 글자를 새긴 끌 자국까지 식별 가능한 수준의 정밀도는 탁본 기술과 금석문 해석 능력의 결합 결과로 평가된다.

    이번 기증품에는 장흥 보림사 보조선사탑비, 안성 칠장사 혜소국사비, 여수 통제이공수군대첩비 등 보물급 금석문의 탁본을 비롯해 김정희, 한호, 이삼만 등 국내 명필가와 미불, 구양순 등 중국 서예가의 글씨를 집자한(여러 글씨를 모아 구성한) 작품도 포함돼 있다.

    유홍준 관장은 “이번 기증은 탁본의 예술성과 금석문 연구의 중요성을 국민과 공유하는 출발점”이라며 “기증자의 뜻을 이어 금석문화의 의미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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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 칠장사 혜소국사비 탁본(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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